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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판소리와 ‘노’처럼 한-일 전통 버무렸죠

등록 2009-05-05 17:57수정 2009-05-05 23:07

가와세 나오미(40) 감독
가와세 나오미(40) 감독
영화 ‘코마’로 전주영화제 참여, 가와세 나오미 감독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40·사진) 감독이 전주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주 국제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 영화에 참여해서다. <…삼인삼색>은 전주 영화제가 매년 선보이는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3명의 감독이 각각 30분 안팎의 디지털 영화를 만드는데, 올해는 가와세 나오미 말고도 홍상수, 라브 디아즈 감독이 참여했다.

세 편 가운데 <코마>를 만든 가와세 감독은 1997년 <수자쿠>로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신인상)을 받았다. 당시 28살이었던 그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됐다. 2007년에는 <너를 보내는 숲>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받았다. 그는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주에 와보니 고풍스러운 옛 도시 느낌이 나네요. 제 고향인 나라현과 비슷한 것 같아요. 어제는 가족과 함께 한옥마을을 둘러보았는데, 아주 좋았어요.”

가와세 감독은 3일 만나자마자 전주에 대한 느낌부터 입에 올렸다. 그는 대부분의 영화를 전통이 깃든 나라현에서만 찍어 왔다. <코마>도 나라현의 작은 마을 ‘코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오래 전에 고구려인이 이주해 산 흔적이 있는 마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마을 사찰에 고구려 왕인 듯한 남자가 그려진 족자가 있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고,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죠.”

영화의 줄거리는 재일동포 3세가 코마 마을을 방문해 일본인 여자와 짧지만 깊은 교감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녹아든 두 사람의 세밀한 감정선이 인상적으로 표현됐다. 영화에는 사찰에 보관돼 있는 실제 족자가 나온다. 또 한국의 판소리와 일본의 전통 가무극 ‘노’를 연관짓는 대목도 있다. 한-일관계와 전통의 계승이라는 두 주제를 절묘하게 버무렸다.

“영화 마지막에서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기 전에 포옹을 하는데, 둘의 표정에서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나요? 단순한 연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 더 나아가 앞으로의 한일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이죠. 저는 정치인이 아니지만,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또 아시아인으로서 두 나라가 지금보다 좀 더 연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는 전주와의 인연을 계기로 한국 영화계와 공동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아시아의 문화에는 깊이와 저력이 있어요. 이를 끌어내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전주/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정지욱 영화평론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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