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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다듬고 고치고…그의 시에 빛이 스미다

등록 2009-06-01 18:23수정 2009-06-01 19:34

왼쪽부터 김수영의 부인 김현경(82)씨, 이영준(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씨
왼쪽부터 김수영의 부인 김현경(82)씨, 이영준(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씨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 출간
김수영(1921~68)의 육필 시 원고 179편과 초고, 시상 메모를 포함해 현존하는 354편의 육필 시 원고를 모두 사진 촬영하고 해설을 붙인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민음사 펴냄)이 나왔다.

‘김수영 연구’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영준(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오른쪽)씨가 엮어 낸 이 전집은 김수영 자신이 쓴 시 원고와 부인이 정서한 원고, 신문 및 잡지 발표본에 시인 스스로 수정하거나 가필한 것, 그리고 수첩이나 공책에 남아 있던 시상 메모와 초고 등을 총망라했다.

이영준 하버드 연구원, 354편 초고·메모 총망라
미발표 시 ‘겨울의 사랑’ 발굴, 표기오류 확인도

엮은이 이영준씨는 1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수영에 관한 연구를 하던 중 김수영 전집의 시 텍스트와 최초 발표 지면에 실린 내용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유족의 도움을 받아 육필시고 전집을 펴내게 되었다”며 “이렇게 김수영의 육필원고를 영인본으로 정리해 놓음으로써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김수영 시를 좋아하는 독자와 문학 애호가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집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수영의 시 ‘겨울의 사랑’이 발굴되어 소개됐다. 그가 최초로 발표한 시로 알려진 ‘묘정의 노래’의 <예술부락> 발표 지면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발표 연도가 그동안 알려졌던 1945년이 아니라 46년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이 작품에 나오는 시어 중 “고요히”는 발표 지면에는 “고오히”(‘고이’를 늘린 말)로 되어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존하는 김수영의 자필 원고 시 중 시기가 가장 앞서는 ‘조국으로 돌아오신 부상포로 동지들에게’에서 “꽃같은 밥을 먹엇고” “꽃같은 옷을 입엇고”의 ‘꽃같은’이 전집에는 ‘꼭같은’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는 것을 찾아내는 등 적잖은 오류를 확인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김수영은 시를 여러 번에 걸쳐 퇴고했으며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된 뒤에도 거듭해서 고쳤다”며 “이번 육필시고 전집을 통해 초고에서 인쇄된 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확인됨으로써 단순히 김수영 개인의 시 세계에 대한 시사뿐만 아니라 한글 표기법의 변화와 원고지 사용법의 혼란, 한자 사용 방식에 대한 고민 등을 두루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김수영의 부인 김현경(82·왼쪽)씨는 “김수영 시인이 돌아가신 지 40년 이상이 지났는데 이처럼 생생하게 시 정신을 되살려준 엮은이와 출판사에 두루 감사 드린다”며 “시인의 육필 원고와 시인 생전에 쓰던 책상과 식탁, 의자 등을 예전의 서재 형태로 다시 꾸며 보관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민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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