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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념과 민족 떨치고 자연 그대로를 논하다

등록 2009-07-09 19:20

중국 서부 칭하이성 부성장이자 시인인 지다마자가 9일 오전 칭하이성 시닝에서 열린 제3회 한·중작가회의 개막식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서부 칭하이성 부성장이자 시인인 지다마자가 9일 오전 칭하이성 시닝에서 열린 제3회 한·중작가회의 개막식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제3회 한·중 작가회의




‘인간과 자연, 화해로운 세상’ 주제로
중국 칭하이성 시닝서 문인 42명 교류

제3회 한·중 작가회의가 9일 오전 9시 중국 서부 칭하이성의 성도인 시닝에서 개막됐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 문인들이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진행하는 한·중 작가회의의 올해 주제는 ‘인간과 자연, 화해로운 세상’. 산업화와 개발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소수민족의 풍요로운 전통이 남아 있는 이곳의 특성을 살린 주제였다.

2007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첫 회 행사를 치른 한·중 작가회의는 지난해 5월 인하대에서 제2회 행사를 연 데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에서 김병익·김주영·이시영·구효서·안도현·천운영씨 등 15명과 중국 문인 27명이 참가했다.

9일 오전 9시 시닝 슈퍼레저호텔 회의실에서 시인 지다마자(칭하이성 부성장)의 환영사와 문학평론가 김치수씨의 인사말로 문을 연 한·중 작가회의는 중국 쪽 지다마자·아라이와 문학평론가 김병익씨의 기조발제에 이어 오후에는 소설 분과와 시 분과로 나누어 발표와 낭독 및 토론을 이어갔다.

단장인 소설가 김주영씨가 ‘수줍음’을 이유로 단상에 오르기를 마다하는 바람에 대신 한국 문인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한 김치수씨는 “시간의 흐름을 아득히 거슬러 태초의 아침을 떠올리게 하는 이 대자연의 풍경 앞에서 우리 두 나라 작가들은 역사가 덧칠해 놓은 국가와 이념과 민족을 떨쳐 버리고 오로지 생명 본연의 자세, 알몸으로 태어나던 순간의 무구함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중국 소수민족인 이족 출신 시인인 지다마자는 ‘중국 서부문학과 오늘의 세계’라는 제목의 기조발제에서 “중국 서부문학은 독특한 자연문화 환경 속에서, 특수한 시대적 배경하에서 나름대로 독자적인 무게, 깊이, 자유분방함, 질박함, 그리고 상징적 의미로 충만한 특징과 풍격을 지니게 되었다”며 “생명과 죽음, 영혼과 육체, 조상과 종족 집단, 시간과 공간의 교류, 사람과 자연의 윤리, 생존의 표상과 귀결, 사람과 신령의 연원, 물질에 존재하는 영혼, 사회사와 정신사의 대화 등이 중국 서부문학의 주제”라고 소개했다.



중국 서부 칭하이성 성도 시닝에서 열린 제3회 한·중 작가회의에 참석한 두 나라 문인들이 9일 오전 행사 장소인 슈퍼레저호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서부 칭하이성 성도 시닝에서 열린 제3회 한·중 작가회의에 참석한 두 나라 문인들이 9일 오전 행사 장소인 슈퍼레저호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씨는 ‘자연으로부터 얻어들일 마음의 모습들’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황동규·정현종·이청준·김원일 등 또래 시인·소설가 네 사람의 작품에 반영된 자연의 양상들을 소개했다. “이청준의 해원을 통한 용서와 김원일의 겸손으로 이루는 순화, 정현종의 환희가 일구는 생명의 즐김과 황동규의 황홀한 고독 속에서 다다르는 초월은 그들이 만나는 자연의 다름에서 비롯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소설 분과와 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된 오후 세션은 소설 분과에서 메이줘·마진과 김치수씨가 각각 양국 소설 및 산문 문학의 특성을 개관한 뒤, 김주영씨의 소설 <멸치>의 일부를 중국 작가 아라이가 중국어로 낭독하고 다시 김주영씨가 아라이의 소설 <색에 물들다> 일부를 한국어로 낭독하는 등 두 나라 문인들이 서로의 작품을 교차 낭독한 뒤 질의응답과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 분과에서도 샤오다이·비얀쥔과 오생근씨가 양국 시문학의 특징을 개괄한 다음 둥성룽과 이시영씨가 서로의 작품을 교차 낭독한 다음 참가 문인들이 자유롭게 질문과 토론을 벌였다.

첫날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두 나라 문인들은 10일 오전 9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틀째 회의를 이어간다. 우커징·둥리보·장옌링 등 중국 작가들과 구효서·박상우·서하진씨 등 한국 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교차 낭독하고 토론을 벌이며, 옌리·나예·마딩 등 중국 시인들과 김기택·안도현·문태준씨 등 한국 시인들이 서로의 작품을 읽고 토론에 임한다.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은 2006년 여름, 2007년부터 최소한 10년 동안 양국을 오가며 한·중 작가회의를 열기로 약정했다. 한·중 작가회의 탄생에서부터 산파 구실을 한 문학평론가 홍정선(인하대 교수)씨는 “두 나라 문인들 사이에 개인적 교분이 쌓이면서 상대방의 작품을 번역 출판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와 대중문화 분야에서 축적된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작가회의는 양국 사이의 지적·문화적 이해와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닝(중국)/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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