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작가회의’ 참여한 소수민족 시인 지디마자
‘한·중 작가회의’ 참여한 소수민족 시인 지디마자
“이족은 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오래된 민족입니다. 이족의 문자는 중국 문자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났습니다. 이족은 또 독자적인 역법을 갖고 있습니다. 이족 출신 시인으로서 작품을 통해 이족의 역사와 문화,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합니다.”
자연친화 소수민족…시 속에 자부심 가득
“시인은 인류의 양심…보편가치 전하고싶어” 제3회 한·중작가회의가 열린 중국 서부 칭하이성의 부성장인 지디마자(48·사진)는 “저는 자연과 친화하며 순환적인 사생관을 지닌 이족의 가치관이 지금과 같은 문명 충돌적 세계에서는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중작가회의의 주제인 ‘인간과 자연, 화해로운 세상’은 이런 이족의 세계관과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는 700만명 정도의 인구를 거느린 이족은 중국 서남부의 원시적 자연 속에서 살아온 까닭에 자연환경과 깊은 친연성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지디마자의 시선집 <시간>(백지운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이 제3회 한·중작가회의에 맞추어 출간됐다. 그의 시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자각을 바탕으로 원시적 자연환경,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노래한다. “나는 수백 년간/ 선과 악의 싸움이며/ 수백 년간/ 사랑과 꿈의 자손이며/ 수백 년간/ 한번도 끝맺지 못한 혼례요/ 모든 배반이자/ 충성이자/ 삶이자/ 죽음이거니/ 오, 세계여, 나의 대답을 들어주오/ 나-는-이-족”(<자화상> 부분) “저는 제 민족인 이족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묘사함으로써 인간 보편의 가치관을 노래하려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분들이 제 시를 통해 이족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인류 보편의 가치를 끄집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작가협회 부서기와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그는 이족 고유의 언어가 아닌 중국어로 작품을 쓴다.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원은 6000명 정도 됩니다. 그 가운데 절반은 민족 고유어로 작품을 쓰고 나머지 절반은 중국어로 활동합니다. 저는 물론 이족의 역사와 전통, 문화와 생활을 제 작품의 중심 주제로 삼고 있지만, 실제 작품 활동은 중국어로 합니다. 중국 전체 인구의 96%가 중국어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족의 문화와 생활에서 출발한 지디마자의 시는 점점 세계적 주제로 시야를 넓혀 가고 있다. “내가 시를 쓰는 것은 우리가 핵폭탄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힐 정도로 그는 시와 세계 평화의 관계에 대해 민감하다. “시인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정의롭지 않은 폭력과 전쟁에는 반대해야 마땅합니다. 특히 시인은 인류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작품은 국경과 민족,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기여합니다.” 시닝(중국)/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시인은 인류의 양심…보편가치 전하고싶어” 제3회 한·중작가회의가 열린 중국 서부 칭하이성의 부성장인 지디마자(48·사진)는 “저는 자연과 친화하며 순환적인 사생관을 지닌 이족의 가치관이 지금과 같은 문명 충돌적 세계에서는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중작가회의의 주제인 ‘인간과 자연, 화해로운 세상’은 이런 이족의 세계관과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는 700만명 정도의 인구를 거느린 이족은 중국 서남부의 원시적 자연 속에서 살아온 까닭에 자연환경과 깊은 친연성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지디마자의 시선집 <시간>(백지운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이 제3회 한·중작가회의에 맞추어 출간됐다. 그의 시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자각을 바탕으로 원시적 자연환경,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노래한다. “나는 수백 년간/ 선과 악의 싸움이며/ 수백 년간/ 사랑과 꿈의 자손이며/ 수백 년간/ 한번도 끝맺지 못한 혼례요/ 모든 배반이자/ 충성이자/ 삶이자/ 죽음이거니/ 오, 세계여, 나의 대답을 들어주오/ 나-는-이-족”(<자화상> 부분) “저는 제 민족인 이족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묘사함으로써 인간 보편의 가치관을 노래하려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분들이 제 시를 통해 이족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인류 보편의 가치를 끄집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작가협회 부서기와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그는 이족 고유의 언어가 아닌 중국어로 작품을 쓴다.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원은 6000명 정도 됩니다. 그 가운데 절반은 민족 고유어로 작품을 쓰고 나머지 절반은 중국어로 활동합니다. 저는 물론 이족의 역사와 전통, 문화와 생활을 제 작품의 중심 주제로 삼고 있지만, 실제 작품 활동은 중국어로 합니다. 중국 전체 인구의 96%가 중국어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족의 문화와 생활에서 출발한 지디마자의 시는 점점 세계적 주제로 시야를 넓혀 가고 있다. “내가 시를 쓰는 것은 우리가 핵폭탄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힐 정도로 그는 시와 세계 평화의 관계에 대해 민감하다. “시인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정의롭지 않은 폭력과 전쟁에는 반대해야 마땅합니다. 특히 시인은 인류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작품은 국경과 민족,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기여합니다.” 시닝(중국)/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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