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 기자
최근 각종 음악 차트 1위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신예 그룹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인디 밴드 와이낫의 ‘파랑새’와 도입부·후렴구 멜로디가 흡사하다는 의혹을 누리꾼들이 제기한 것. 작곡가 김도훈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표절 의혹을 받은 바 있어 누리꾼들의 의심은 더했다. 이런 가운데 한 연예매체 기자가 와이낫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와이낫은 “두 곡이 유사한 것 같다.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 오해를 받기 싫어 더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는 지난 22일 그대로 인터넷에 기사화됐다. 갈등은 씨엔블루 소속사의 대응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소속사는 곧장 보도자료를 내어 “와이낫이라는 그룹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말도 안 되는 논란으로 흠집을 내는 가요계 현실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소속사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표절하려 했다면 외국의 더 좋은 곡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소속사는 와이낫을 겨냥해 “만약 씨엔블루의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들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라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와이낫이 발끈했다. 밴드 쪽은 공식 입장을 내어 “표절 논란은 와이낫이 먼저 제기한 게 아니다.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의견을 말했을 뿐”이라며 “씨엔블루 소속사가 13년째 음악을 열심히 해온 와이낫과 나아가 전체 인디신을 얄팍하게 인지도나 올려보려는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디신의 자존심을 걸고 법적 대응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인디 밴드들도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표절 여부는 법정에서나 가려질 듯하다. 하지만 인디신을 바라보는 메이저 기획사의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제 갓 데뷔한, 음악보다 드라마 출연으로 먼저 인기를 끈 신인 그룹과 음지에서 13년째 묵묵히 음악을 해온 인디 밴드 사이에 우열이 존재할까? 한 누리꾼은 “인디들을 ‘듣보잡’ 취급하는 가요계 현실이 서글프다”고 꼬집었다. 서정민 기자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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