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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사이비 자유주의 가리자” 토론회 격돌

등록 2005-06-10 18:25수정 2005-06-10 18:25

진보·보수·중도 학자들 모여
한국 자유주의 담론 가닥잡기
“현 진보진영 나치즘과 동류”
“뉴라이트 정치적 욕망 과잉”
복거일·윤평중씨 논문 눈길

한국 자유주의 담론에 대한 대토론회가 열린다.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한나절동안 진보와 보수, 중도 성향의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서강대 다산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자리는 철학연구회(회장 황경식 서울대 교수)가 마련했다. 황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이비 자유주의와 사이비 비판이론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어지러운 자유주의 담론의 가닥을 잡아 이를 개념적으로 명료화하기 위한” 토론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우파 자유주의자로 평가되는 복거일씨와 급진 자유주의를 주창한 윤평중 교수(한신대)의 발표 논문이다. 이들 논문은 최근 한국 사회의 이념 대립이 왜 자유주의 담론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복씨는 한국 좌파의 흐름을 ‘마르크스주의-민중주의-민족사회주의’로 정리하고, “1997년 좌파정권이 들어선 뒤 민족사회주의는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이념이 됐다”고 말한다. 아울러 “민족사회주의의 고전적 체제는 파시즘과 나치즘”이라고 덧붙인다. 한국 진보진영이 ‘나치즘과 동류’에 있다고 보는 그는 “자유의 핵심은 재산권에 바탕을 둔 경제적 자유이며, 이것없이 다른 자유들이 존재할 수 없다”며 “자유주의자들이 길고 힘든 싸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윤 교수는 “(신우파를 대표하는) ‘자유주의 연대’가 드러낸 자유주의 이론의 빈곤은 국내 정치의 한 주체로 단기간에 우뚝 서고자 하는 정치적 욕망의 과잉상태”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한다.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에는 자유주의를 전향적으로 개량해 재구성하겠다는 차분한 노력보다는 낡아버린 한국 자유주의 담론을 다시 치장해 사회정치적 세력으로 새로이 출발하고자 하는 전략적 선택이 노골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 교수는 마르크스주의로 대표되는 좌파도 함께 비판하면서 “시장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시민권을 함께 포용하는” 급진 자유주의의 전망을 제시한다.

논문 발표 뒤에는 김동춘 교수(성공회대)와 신지호 자유주의 연대 대표 등도 토론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격렬한 논쟁이 예상된다. 참가문의는 (02)3471-1674.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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