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아버지 장길남(77)씨
“푸르러 높아가는 가을 하늘 아래 한 송이 국화 영원한 잠에 들다. 고고한 자태를 이제는 직접 볼 수 없지만 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은은한 향기로 남아 숨 쉬어라.”(기념비문)
2009년 9월 위암으로 요절한 영화배우 장진영씨를 기리는 기념관이 14일 전북 임실군 운암면 사양리에서 문을 열었다. 기념관은 터 3000여㎡에 연면적 240㎡ 규모이다.
장진영 기념관은 아버지 장길남(77·사진)씨가 병으로 고생했던 딸을 편히 쉬도록 하려고 공기 좋은 산골에 조성했다. 고인의 일기장·의상·장식품 등 유품과 함께 그의 영화인생 자료와 영화감상시설을 갖췄다.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도 꾸렸다.
고인의 호를 따 지난해 출범한 ‘계암장학재단’은 전북 출신 대학생·고교생 20여명에게 3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아버지 장씨는 “외환위기 때 집안 사업이 파산지경에 몰렸을 때 진영이가 도와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지극했던 딸을 위해 부모로서 마지막 선물로 기념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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