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반환분 73책 서울 도착
문화계, 5년 대여 형식 반발
소유권 취득소송 검토 돌입
문화계, 5년 대여 형식 반발
소유권 취득소송 검토 돌입
145년 전 프랑스 함대에 강탈됐던 외규장곽 의궤가 27일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모두 돌아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해온 외규장각 의궤 마지막 4차 반환대상인 73책이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다. 이로써 프랑스군대가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 왕실도서관인 외규장각에서 약탈해간 의궤(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 내용을 정리한 기록물)가 지난 4월14일 1차분 75책 귀환을 시작으로 2차(4월29일 73책), 3차(5월12일 75책)를 거쳐 이날까지 반환대상 296책 전부가 들어왔다. 정부는 다음달 11일 강화도와 서울 경복궁에서 반환기념 환영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문화재 관련 시민단체는 약탈된 문화재를 5년 단위 대여 형식으로 돌려받은 것은 굴욕적 협상이라며 완전한 반환을 위해 국내 법원에 ‘외규장각 의궤 소유권 취득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연대 약탈문화재환수특위 위원장인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이날 “프랑스가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를 외부로 반출할 수 없다는 자신들의 국내법을 들어 완전한 반환을 거부해 왔다”며 “의궤가 국내로 온 만큼 국내법을 적용해 불법으로 강탈된 물건을 되찾을 수 있는 법리적 검토를 마친 뒤 소유권 취득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식 단국대 교수(사학과)도 “5년 갱신 대여를 영구대여 등의 조건으로 바꾸기 위한 재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 남아 있는 왕실족보인 <선원계보기략> 등 다른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현지 실사와 구체적 반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사무처장인 혜문 스님은 “이번 의궤 반환 협상에서 국민적 열망과 프랑스 양심세력과의 연대를 모아내지 못했던 것을 다른 문화재 환수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은 “프랑스의 입장을 고려해 5년 대여의 형식을 취했을 뿐, 국내에 들어왔으니 사실상 완전하게 환수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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