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김치수씨(위 사진 오른쪽부터), 정종득 목포시장, 김현의 차남 상수·장남 상구씨, 문학평론가 김병익씨, 시인 허형만씨 등이 지난달 30일 오후 목포문학관 내 김현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아래 왼쪽 사진은 김현이 신고 다녔던 신발과 김현이 쓴 문장. 오른쪽 사진은 김현이 쓰던 탁자, 컴퓨터와 그의 저서 모습.
‘문학비평 거목’ 전시관 개관
일기·저서·편지 등 자료 빼곡
문우들의 인터뷰·생전모습도
일기·저서·편지 등 자료 빼곡
문우들의 인터뷰·생전모습도
한국 현대 문학비평의 거목 김현(1942~1990)의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 그의 고향 목포에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전남 목포 용해동 ‘갓바위 공원’의 목포문학관 2층에 들어선 김현 문학 전시관이 그곳이다.
전시관은 지난해 유족과 김현문학기념사업회(회장 김치수)가 기증한 유품 300여점과 고인의 소장 도서 3000여권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목포문학관 들머리의 김현 흉상을 제작한 박정환·신옥주 부부 조각가와 김현의 절친한 문우인 김치수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자문과 감수를 받아 세워진 김현 문학 전시관은 김현 문학의 안과 밖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크게 양분되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들머리 왼쪽에 연보와 사진 자료 등이, 오른쪽에는 김윤식·최하림·김지하·이성복씨 등 문인들이 그에 대해 쓴 문구들이 ‘김현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배치되었다. 정면으로는 1993년에 완간된 김현 문학전집 전 16권과 김영태·이제하·김승옥씨가 그린 김현 캐리커처, 고은·최인훈씨가 고인에게 써 준 글씨와 황지우 시인이 직접 제작해 선물한 목판화 등이 전시되었다. 오른쪽 구석에는 전시 내역과 수장고에 보관된 유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김현을 만나다’가 설치되었다.
이런 자료들이 김현 문학의 바깥(=맥락)을 보여준다면, 둥근 방 모양을 한 전시관 속의 전시관 ‘김현, 바다의 몸’은 김현 문학의 속살에 할애된다. 김현의 원고와 저서, 옷과 신발,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와 성적표, 김치수·이청준·오생근 등 동료들 및 세계적인 문학 이론가 르네 지라르와 주고받은 편지, 그리고 말년에 병상에서 쓴 일지와 메모까지 그의 체취를 전해 주는 유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벽에는 김현의 책에서 따온 문장들이 새겨졌으며 방 안 스크린에서는 고인의 생전 모습과 음성, 문우들의 회고 인터뷰 등을 담은 영상물이 흘러나온다.
김현 전시관은 계단을 통해 아래층의 박화성 전시관과 바로 연결된다. 2007년에 개관한 목포문학관은 1층에 한국 근대문단 최초의 여성 소설가 박화성(1903~1988)과 극예술의 선구자 김우진(1897~1926)의 전시관이, 2층에 김현 전시관과 함께 극작가 차범석(1924~2006)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어, 한국 현대문학의 토대를 쌓고 기틀을 다진 목포 출신 문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30일 개관식에는 김현과 함께 잡지 <문학과 지성>을 창간하고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설립한 김병익과 김치수 두 평론가를 비롯해 시인 정현종·김광규·김형영·황지우·장석주·나희덕씨, 소설가 김원일·이인성·정찬씨, 평론가 박이문·홍정선·권오룡·정과리·이광호·김형중·이수형씨, 음악학자 서우석씨와 정치학자 정문길씨, 그리고 정종득 목포시장과 고석규 목포대 총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의 대학 동기인 김치수 교수는 “김현 문학 전시관에서 고인의 치열했던 삶과 뜨거웠던 문학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며 “오늘은 20여년 전 작고한 김현이 고향 목포에서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시인 정현종씨도 “문학관은 전시된 자료도 중요하지만 전시 공간과 자료의 배치도 하나의 예술작품이어야 하는데, 김현 전시관은 그의 문학 세계를 잘 이해하는 이들이 참여해서 아름답게 꾸며진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 이어서는 ‘김현 문학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씨가 ‘김현의 고향: 진도 혹은 목포’라는 제목으로 , 한순미(전남대 인문한국연구교수)씨가 ‘바다, 몸, 구멍: “씌어지지 않은” 바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김현은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일곱살 때 목포로 이사해 성장했다. 1962년 <자유문학>에 ‘나르시스 시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래 1990년 6월27일 타계할 때까지 ‘공감의 비평’으로 알려진 정교하고 미려한 평론으로 문학비평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목포/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심형래 특혜 밝혀져
■ 수상자도 ‘깔깔깔’…엽기적이면서 기발한 ‘괴짜 노벨상’
■ ‘일본 대지진 축하’ 전북현대 팬, 자필 사과문 전달
■ MB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 노태우 전 대통령 대신?…동생 재산 37억 추징
김현은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일곱살 때 목포로 이사해 성장했다. 1962년 <자유문학>에 ‘나르시스 시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래 1990년 6월27일 타계할 때까지 ‘공감의 비평’으로 알려진 정교하고 미려한 평론으로 문학비평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목포/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심형래 특혜 밝혀져
■ 수상자도 ‘깔깔깔’…엽기적이면서 기발한 ‘괴짜 노벨상’
■ ‘일본 대지진 축하’ 전북현대 팬, 자필 사과문 전달
■ MB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 노태우 전 대통령 대신?…동생 재산 37억 추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