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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외수 팔로워 100만 파워…배추 ‘8천포기 완판’

등록 2011-11-11 17:04

“김장을 도와드립니다. 이외수가 살고 있는 다목리 해발 700고지에서 키운 배추. 절인 배추는 10kg 그램 1만5천원. 양념까지 해드리면 4만원(택배비포함). 직접 오셔서 담그시면 3만5천원. 이장님 핸폰(010-6344-1316).”

‘파워 트위터’로 손 꼽히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대박’을 냈다. 지난달 28일 오전 7시께, 이씨가 올린 트윗에 그를 ‘따르는’ 트위터들이 화답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절임배추 판매를 시작한 강원 화천군 다목리 영농조합법인은 발칵 뒤집혔다. 이씨의 팔로워는 지난 3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어유, 힘들어 죽겠어요. 지금 심정으론 다신 안하고 싶어요.”

김태영(50) 다목리 이장은 ‘앓는 소리’부터 했다. 다목리 영농조합은 올해 처음으로 김장용 배추 1만포기를 심었다. 농한기 수익사업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배춧값이 폭락하면서 아득하기만 했다. 고심 끝에 유명하다고 동네에 소문난 이씨를 찾았다.

“솔직히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죠. 그래도 배추 갈아엎는 것보단 낫겠다 싶어,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이씨가 트윗을 올린 직후부터 전화통에 불이났단다. “하루에 몇통이나 전화를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귀가 아플 정도였는데, 몇통인지 셀 필요가 있겠느냐”고 한다. 김 이장은 “처음엔 내 휴대전화로만 전화를 받았는데 하루에 배터리를 다섯번이나 갈았다”며 “나중에 4명이 함께 전화를 받았는데도, 다들 배터리를 2~3번씩 갈고도 전화 안받는다고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고 말했다.

1만포기 배추 가운데 약 8천포기, 절임배추로 10t 정도를 이미 납품했단다. 여전히 5t가량 주문이 밀여있는데, 김 이장은 “힘들어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볼멘소리다. 그는 “어제도 새벽부터 나와 밤 12시까지 꼬박 일했다”며 “이외수 선생님이 유명하시단 말은 동네에 소문이 나 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웃었다.

‘대박’의 성과는 어떨까? 김 이장은 “바쁘게 일해도 적자”라며 “내년에도 할 건지는 조합원들이랑 생각을 좀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 처음하는 일이다 보니, 택배비며 포장비 따위 부대비용을 생각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절임배추 10kg에 1만5천원을 받는데, 택배비가 4100원~4600원이다. 여기에 포장에 필요한 박스가 660원, 비닐이 450원이란다.

더 큰 문제는 시설이다. 올해는 처음이라 40여명 조합원이 집에서 배추를 절였는데, 김 이장은 “가정 집에선 못할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추가공) 시설만 마련되면 ‘광고’는 문제가 없는데, 시설이 없으면 다시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목리 배추’ 자랑을 빼놓지 않는다. “벌떡김치라고 아세요. 다목리에 약수터가 있어요. ‘벌떡 약수터’라고. 이게…, 그러니까…. 참, 남자들한테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거든요.” 김 이장은 “농한기에 농사꾼들이 할 만한 돈벌이가 없지 않느냐”며 “이 선생님이 광고도 해주시는데, 시설만 확보된다면 조합원들과 다시 논의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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