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노조 무력화 책략 답습
노조 “구성권간 갈등 씨앗” 반발
‘경고성 인사 건의’ 문자 물의도
노조 “구성권간 갈등 씨앗” 반발
‘경고성 인사 건의’ 문자 물의도
*시용 기자 : <임시고용뒤 정규직화 판단>
방송사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문화방송>(MBC) 등의 사쪽이 파업을 무력화하려고 ‘비정규직 기자’ 투입 등 갖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노조 쪽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노-노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문화방송 노조)는 지난 16일 사쪽의 ‘시용(試用) 기자’ 채용 방침에 반발해 여의도 본사 5층 보도국에서 총회를 열려다 청원경찰들한테 제지당했다. 사쪽은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멈추지 못하게 만들고 계단도 막았다.
앞서 문화방송은 파업으로 올림픽 취재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다른 언론사 경력기자들을 ‘시용 기자’로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1년간 근무한 뒤 정규직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쪽은 프리랜서 앵커 5명을 뽑아 ‘뉴스데스크’ 등에 투입하는 한편 임시직 기자와 드라마 피디도 모집에 나선 바 있다.
임시직 채용은 비정규직 사용과 소송을 통한 경제적 압박이라는 다른 민간기업들의 파업 무력화 수단을 답습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쪽은 노조를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문화방송 기자회는 ‘시용 기자’ 채용에 대해 “지난달 계약직 기자 20여명을 채용하려다 고작 5명밖에 뽑지 못하는 망신을 당하자 허겁지겁 정규직 전환이라는 미끼를 던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화방송 논설위원 7명도 성명을 내 “시용 기자들과 보도 부문의 대다수 후배 기자들과의 인간적 갈등도 불 보듯 뻔하다”며 “구성원간 갈등을 영속화시키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또 회사 간부가 지역 문화방송 기자를 만나 ‘당신 강성이 아니라고 들었다. 서울로 올라오라’고 회유했다며, 김재철 사장 쪽이 지역사 기자들로 부족한 인력을 메꾸려 한다고 밝혔다. 노조 쪽은 최근 업무에 복귀한 배현진·양승은 아나운서도 사쪽의 회유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데스크’를 한달간 맡던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배현진 아나운서로 곧바로 교체됐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의 파업으로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긴 <한국방송>(KBS)에서도 무리수가 나오고 있다. 한국방송 제주총국은 이달 초 면접을 통과했으나 입사는 하지 않은 상태이던 경력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방송 보도국의 성아무개 팀장은 최근 새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경고성 인사 조처를 건의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길환영 부사장에게 보내려다 실수로 다른 직원에게 보내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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