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로미로미로 할까 북유럽 스타일로 할까

등록 2012-06-06 13:55수정 2012-06-06 15:04

발마사지는 관리 시간도 짧아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발마사지는 관리 시간도 짧아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마사지 인구 늘면서 다양한 마사지 기법 등장
점심시간 활용 발마사지 직장인한테 큰 인기
1회 약 2만원 발마사지
시간 짧고 가격 저렴해
점심시간 사무실가 만원
업체 늘면서 소비자 불만 폭주
위생상태·자격증 확인하세요

지난 5월3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 밀집가의 마사지 전문점. 여성들이 대부분일 거란 예상은 빗나갔다. 오전 근무 시간을 넘겼을 뿐인데도, 눈가 다크서클이 발목까지 내려온 남성 직장인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인근 금융회사에 다니는 지아무개씨는 “어제 숙취로 너무 피곤해서 발 마사지 받으러 왔어요. 30분이면 되니까”라고 말하는데, 술내가 훅 끼쳐온다. 마사지 전문점의 관리자는 말한다. “받을 수 있는 손님은 10명 남짓이라, 점심엔 예약이 늘 꽉 찹니다.” 몇몇 직장인은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발길을 돌렸다.

이런 수요를 잽싸게 파악해 발 마사지 가맹점 사업을 하고 있는 ‘더풋샵’은 쾌재를 부른다. 한 달에 많게는 6곳의 신규 가맹점이 문을 연다. 발 마사지는 40분 정도면 관리가 끝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하기에 딱이다. 값은 2만2000원. 다른 전문점에서는 10만원을 넘기도 하는 전신 관리에 견줘 값도 합리적인 편이라 느낄 만하다. 사무실 밀집가뿐 아니라, 대학가에서도 인기가 많은 이유이다.

다양한 허브가 담긴 족욕제
다양한 허브가 담긴 족욕제
피부관리 및 마사지 전문 업체가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지만, 감이 제대로 오질 않는다. 아직 정확한 통계 수치는 없지만, 2010년 1조원 규모를 넘어섰다는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은 여러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 최아무개씨는 아내 몰래 마사지 전문점을 찾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아내와 함께 가끔 집 근처 마사지 전문점을 찾는다”는 최씨이다. 은행에 다니는 김아무개씨는 언니와 함께 마사지 전문점을 즐겨 찾는다.

수요가 느는 만큼, 새로운 마사지 방법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외국 여행을 하면서 세계 곳곳의 마사지 방법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진 탓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 나라를 제일 많이 다니기로는 스튜어디스(여자 객실승무원)만한 직종이 없다. 스튜어디스 가운데는 육체노동이 많은 탓에 피로를 풀고자 마사지 전문점을 즐겨 찾는 이들이 많다. 4년차 스튜어디스인 유아무개씨는 세계 곳곳의 마사지 방법을 체험하는 게, 피로 회복이자 하나의 즐길거리가 됐다. “인도, 일본, 타이, 대만, 중국, 유럽 여러 나라에서 마사지를 받아봤어요. 이들 나라에서 꼽자면 타이 마사지가 가장 잘 맞고요.” 동남아 여행자들이 늘면서 국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타이 마사지? 좀, 싱겁다. 좀 색다른 것 없느냐고 물었다. “하와이에서 받아본 로미로미 마사지요. 국내에서는 많이 찾아보기는 힘들죠.” 로미로미 마사지는 하와이가 있는 폴리네시아의 전통 마사지이다. 국내에도 몇해 전 소개되기는 했지만, 아직 보편화하지는 않은 마사지 방법이다. 유씨는 “타이 마사지도 방법이 여러가지인데, 최근에는 허브를 담은 주머니로 찜질을 해주는 허브볼 마사지도 함께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씨의 말대로 세계 각국 마사지 방법은 진정 다양하기도 하다. 누가 이름 붙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나, 업계에서 세계 3대 마사지라고 일컫는 것은 타이 마사지, 스웨디시 마사지, 일본 마사지이다. 스웨디시 마사지를 정작 스웨덴이나 유럽에서는 스웨디시 마사지라고 하지 않는다. 유러피언 마사지가 보통 쓰이는 말이다. 스웨덴 체조선수 출신의 헨리크 링에 의해 고안된 운동치료요법에서 비롯된 마사지 방법이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익숙한 스포츠 마사지도 여기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화장품업체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숍도 느는 추세다
화장품업체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숍도 느는 추세다
이들 3대 마사지 방법 가운데, 타이 마사지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마사지 방법은 타이 마사지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의 누리집(홈페이지)을 뒤져보니, 2007년 타이 마사지 방법과 효능 등을 정리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한 자료가 등록되어 있었다.

마사지에 이용하는 도구도 셀 수 없이 많다. 기본적으로 은은한 향기의 아로마 오일, 접시, 돌멩이, 금, 은 등 몸에 댈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든 것이 마사지 도구가 된다. 다만, 상식선에서 ‘이건 아니다’ 싶은 마사지 방법들도 성행하는 게 문제이다. 뜨거운 알코올을 묻힌 수건을 올려놓고 불을 붙이는 시술법인 ‘화주 마사지’, 일명 ‘불경락 마사지’는 세간에 화제가 됐다. 왜? 시술을 하다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소비자는 고달프다. 피부·체형 관리서비스를 하다가 내빼지 않을 전문점을 잘 골라야 한다. 모범업소 같은 표지가 없으니, 온전히 ‘운’이라고 해야 하나.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해마다 30~40%씩 불만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 가장 많은 불만은 계약해지·해제, 청약 철회를 거부하는 내용이 절반을 넘어서 가장 많았다. 갑자기 문을 닫아버린 경우도 8% 가까이 됐다. 소비자원은 “업장 내에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피부관리사 국가 공인 자격증이 게시되어 있는지, 시술시 위생 상태는 양호한지 여부 등도 사전 확인해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