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한국시인협회 근대인물 시집 논란 …

등록 2013-05-13 22:13

한국시인협회(회장 신달자)가 13일 근대 인물 112명에 대해 시인들이 한 편씩 시를 쓴 시집 <사람>을 출간했다. 근대사의 주요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겠다는 게 발간취지이지만,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에 대한 일방적 찬양의 시들이 적잖이 포함돼 논란을 낳고 있다.

중진 시인 이 아무개씨가 쓴 시 ‘박정희’는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은 날이 갈수록 빛나는 전설입니다./ 잘 살아보자고 외치던 카랑카랑한 목소리,/ 위풍당당 자신감이 넘치던 형형한 눈빛,/ 아무도 못 말리던 그 집념, 그 믿음과 비전은/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을 우리의 횃불입니다.”

“선택된 독선에는 아픔과 눈물도 따랐습니다./ 유신으로 자유와 인권을 밀어 놓은 채/ 숭고한 희생자들을 낳기도 했습니다”라는 표현도 있지만 곧 이어 “누군가가 불가피한 시기에 불가피한 지도자가/ 불가피하게 독재를 했다고 간파했듯이,/ 5·16 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없었다면/ 민족중흥과 경제발전은 과연 어떻게 됐을는지요”라며 쿠데타와 독재를 옹호하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또 다른 중진 시인 이 아무개씨는 “주린 배 뼛속까지 스미던 가난 속 의무교육은/ 높은 문맹률 단숨에 말리고/ 민주주의 자유 시장 경제 초석은/ 잘 살아 보자며 고속도로 깔던 힘의 원천”이라며 일방적 찬양을 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진보라는 가면을 쓴 붉은 얼굴들이 마음껏 설치는/ 넘치고 넘친 자유가 오히려 불안한/ 오늘”이라며 진보 진영을 빨갱이로 모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이 시집에는 이밖에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도 포함돼 있는데, 주로 공로를 지나치게 부각한 표현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신달자 한국시인협회장은 “<사람>은 우리 근현대사의 주요한 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고자 기획한 시집”이라며 “역사에는 빛과 그늘이 두루 있는 만큼 그런 양면을 가감 없이 시로 표현했으며 그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오늘의 독자에게 맡기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시집 발간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국마사회, 엘지, 에스케이텔레콤, 우리은행 등 대기업들이 협찬자로 대거 이름을 올렸다.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청와대 “윤창중 노 팬티” 폭로 속내는?
“야동 아니고 누드 봤다” 웃음 자초한 심재철
피고인 욕설에 “개XX야” 욕설로 맞대응한 검사
성폭행을 응징한 역대 최고의 복수는?
[화보] 박근혜 대통령 “윤창중 성추문 죄송”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