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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세계 최대 도자벽화 만든 이헌정씨

등록 2005-09-05 18:39수정 2005-09-05 18:39

“조선 백자의 깊은 멋 깨지지 않게” 이헌정
“조선 백자의 깊은 멋 깨지지 않게” 이헌정
“조선 백자의 깊은 멋 깨지지 않게”
“1년 걸려서 할 일을 여섯달 만에 마치느라고 진땀을 뺐죠.”

2일 제막식이 열린 청계천 도자(陶瓷) 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를 제작한 이헌정(40)씨는 이제야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광교와 삼일교 사이 조흥은행 본점 앞 청계천 둔치 벽에 자리잡은 <반차도>는 높이 2.4m, 길이 186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 벽화다. 제작비도 15억원이 들었고 벽화에 들어간 도자 타일도 4960장에 이른다.

벽에 붙은 것은 4960장이지만, 이씨는 본래 갑절에 이르는 1만개 이상을 구웠다. 쓸만한 것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9월 초순인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해 30여명의 화가와 도예가들이 경기도 양평에 있는 이씨 공방에 모여 주·야간조로 나뉘어 24시간 일했다.

벽화는 1795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열기 위해 수원 화성으로 향했던 정조와 문무백관, 호위군사, 나인들의 행렬도를 원본 삼아 만들어졌다. 정조 반차도의 전문가인 한영우 전 서울대 교수와 도예 전문가인 강석영 이화여대 도예학과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 타일 원판은 조선시대 백자를 재현했고 여기에 17가지 안료를 써서 행렬도에 담긴 1799명의 인물과 779필의 말을 그렸다. 도자를 빚어 굽고 채색하는 일들은 모두 손으로 했다. 벽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씨는 손맛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에 앞서 두달 동안 재료 실험을 계속했어요. 벽화가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해야 할 뿐더러 조선 백자의 담담한 백색을 그대로 살리는 방법을 연구해야 했거든요.” 그는 “도자 벽화는 일부러 망치로 깨지 않는다면 백년 뒤에도 색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이유주현, 사진 정혁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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