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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여왕의 남자, 마음 추슬렀다…평창의 꿈을 향해

등록 2014-03-26 16:41수정 2014-03-26 21:24

경기를 마친 뒤 김원중 선수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경기를 마친 뒤 김원중 선수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
김연아와 열애 공개돼 마음고생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무득점

내달 세계대회 앞두고 심기일전
공개훈련서 빼어난 기량 선봬
대표팀 감독 “좋은 성적 낼 것”
“이제 겨우 마음을 추스른 것 같아요.”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만난 변선욱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김원중이 겪고 있는 마음고생을 전했다. 대명 상무 소속의 김원중은 4월20~26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할 선수다. 2007년부터 세계선수권에 참가해 통산 29경기에서 12골 4도움주기로 활약하며 한국의 디비전1 승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피겨 여왕’ 김연아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지난 6일 이후 부진에 빠졌다. 8~11일 열린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에이스의 침묵 탓에 대명 상무의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좌절됐다. 변선욱 감독은 “당시 김원중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퀸의 남자’라는 후폭풍이 생각보다 컸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아이스하키 선수로 묵묵히 빙판을 누볐던 그는 ‘열애 사건’ 이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쏟아지는 관심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김정민 홍보팀장은 당시 “관심이 이 정도로 클 줄 우리도 몰랐다. 본인은 더 많이 괴로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서부터 가정환경을 비롯한 신상명세가 까발려졌고 오래전 출연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다시 소개되며 연예인 이상의 관심을 받았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할 정도로 근거 없는 악성 루머들도 나돌았다. 한 동료 선수는 “여자친구가 너무 유명해서 상대적으로 본인이 이상한 오해를 받게 되니까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원중이)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세계선수권 국가대표팀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상무 쪽의 언론 접촉 금지로 말할 자유를 잃었고, 자연스레 말수도 줄었다. 이날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세계선수권 출전 각오를 밝힐 예정이었지만, 전날 소속 팀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연인 사이로 알려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이 26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2014 고양 세계아이스하키대회에 대비해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연인 사이로 알려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이 26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2014 고양 세계아이스하키대회에 대비해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평창행은, 김원중이 ‘퀸의 남자’에게 쏟아지는 부담을 떨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고양 세계선수권 성적에 따라 한국의 평창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23위인 한국은 이 대회에서 랭킹을 18위까지 끌어올리면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이 약속한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김원중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대표팀 주장 이용준은 “(김원중이) 쏟아지는 관심에 짓눌리는 바람에 팀 분위기가 처지기도 했지만 그의 기량까지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플레이오프 부진이 한시적이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1시간가량 공개된 훈련에서 그는 특유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 등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플래시가 터지고 카메라가 그의 움직임을 쫓았다. 그때마다 김원중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지만, 몸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변선욱 감독은 “훈련 때의 기량이 세계선수권에서 그대로 나타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 감독은 “패스를 주고받는 타이밍은 조금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목표는 3승이다. 한국은 슬로베니아(14위), 오스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0위), 일본(22위)과 맞붙는다.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가 강팀이다. 이용준은 “일본과 우크라이나는 잡을 수 있다. 헝가리는 조금 힘겹지만 지난해 이겨본 경험이 있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신상훈과 지난해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에 이어 올해 이중국적을 취득한 브라이언 영(하이원)과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의 대표팀 합류도 기대를 모은다. 마이클 스위프트는 “태극마크 달고 나가는 첫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어 반드시 평창에 가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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