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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침몰선서 나온 800년전 ‘대나무 소반’ 세상에 다시 등장

등록 2014-09-18 11:46수정 2014-09-18 17:03

마도 1호선의 고려시대 대나무소반은 다과 등을 받치는 작은 상으로 쓰였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쪽이 고려 대나무 소반을 차상 으로 쓰는 실제 사용례를 재현한 모습이다.
마도 1호선의 고려시대 대나무소반은 다과 등을 받치는 작은 상으로 쓰였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쪽이 고려 대나무 소반을 차상 으로 쓰는 실제 사용례를 재현한 모습이다.
2009년 태안 마도 부근 바닷속서 고려 시대 화물선 발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3년간 복원 거쳐 세상에 공개
2009년 충남 태안 마도 부근 바닷속에서 800여년전 침몰한 고려시대 화물선 한 척이 끌어올려졌다. 이름하여 ‘마도 1호선’. 이 침몰선에 실렸던 고려시대의 대나무 소반 2점이 다시 세상에 나왔다.

18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가 3년여간의 보존 복원 처리를 마치고 공개한 ‘마도 1호선’의 대나무 소반은 고려시대 유일한 대나무 공예품이다. 다과, 차, 술을 마시기 위해 식기를 받치는 상으로 썼다. 발견 당시, 수중의 펄바닥에 선체가 오랫동안 묻히면서 소반의 형태가 흐트러져 손상되고 미생물에 의해 목질이 상당부분 썩은 상태였다.

연구소 쪽은 이렇게 세월이 흐름 속에 훼손된 소반을 진공동결건조방식으로 나무를 말린 뒤 원 상태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한다. 진공동결건조법이란 물에 절은 수침 상태의 목재유물을 물의 삼중점 이하로 압력을 낮추고 목재가 함유한 수분을 고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승화시켜 건조하는 방법이다. 유물 변형이 적고 처리 뒤 목재의 색과 질감이 유지되어 소형 수침 목재의 보존처리에 이용해왔다.

보존처리 뒤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대나무소반 2점의 모습이다.
보존처리 뒤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대나무소반 2점의 모습이다.
마도 1호선 인양당시  파손되고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된 고려시대 대나무소반의 모습.
마도 1호선 인양당시 파손되고 흐트러진 상태로 확인된 고려시대 대나무소반의 모습.
보존처리 전 흐트러지고 훼손된 대나무 소반의 모습.
보존처리 전 흐트러지고 훼손된 대나무 소반의 모습.
이번에 복원된 대나무 소반은 공예사적 가치가 지대한 희귀 유물이라고 학계에서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 고려시대 대나무로 만들어진 생활용기나 공예품은 전해지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6년전 바닷속에서 기적적으로 나타난 이 유물은 앞으로 고려 미술공예사를 연구하는데 필수적인 일차 자료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도 1호선’은 고려 희종 4년인 1208년 침몰했다.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장흥), 죽산현(竹山縣:해남), 회진현(會津縣:나주) 등지에서 거둔 벼, 밀, 조, 피 등의 곡물과 생활용품을 싣고 개경을 향해 항해하다가 물살 빠른 태안 해역에 가라앉았다. 2009년 인양 당시 배 안에서 함께 발견된 목간(글을 적은 나무쪽 문서)과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쪽 문서) 등을 판독한 결과 운항 시기와 항해 구간 등이 세세하게 밝혀졌다. 특히 배에서는 대나무 소반 9점을 비롯해 대나무 바구니, 대나무빗 등 다양한 대나무 공예품이 나와 눈길을 모았다. 운항 구간으로 미뤄, 대나무 소반은 출항지인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를 써서 만들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쪽은 “보존처리를 통해 고려시대 대나무 소반의 원형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고려 시대 공예품 연구의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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