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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물건아, 넌 어디에서 왔니?

등록 2014-09-21 22:36

9월 22일 출판 잠깐독서
메이드 인 공장
김중혁 지음
한겨레출판·1만3000원

대량생산의 시대 우리는 물건의 홍수에 빠졌다. 책상 위를 봐라. 필통은 쓰지도 않는 필기구로 넘쳐난다. 커피 한잔 마시고선 100년을 넘게 쓸 아름다운 플라스틱 잔을 버린다. 문득 드는 생각, 내가 이렇게 소비해도 될까? 한번쯤 이런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물건에도 온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김중혁이 탐험에 나섰다. 이거 누가 만들지? 그곳에선 어떤 풍경이? 물건의 탄생을 시원부터 쫓아가보고 싶었던 그의 욕심은 마구 쓰고 버리는 우리의 궁금증이기도 했다. ‘더 얇게, 더 얇게’를 추구하는 콘돔 공장에서 ‘죽어도 가죽을 남기지 말자’는 가방 공장까지, ‘효모 향에 취한’ 간장 공장에서 ‘뒤에서 마구 밀어 꼬불꼬불 만드는’ 라면 공장까지 그의 관찰기에는 인생의 메타포가 흐른다. 타고난 솜씨로 거대한 제지 공장이나 스스로 디자인한 가방, 인생의 지혜가 담긴 보온병 등을 직접 그렸는데, 삽화는 따뜻하고 흐뭇하다.

이제 공장은 사람 대신 로봇으로 채워지고 있다. 제3세계로 옮겨가면서 찾아가보지 못한 공장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잘살게 됐는지 모른다. 하지만 ‘너구리’ 라면에 들어가는 다시마 조각을 앞으로도 계속 사람이 넣기를 바라는 것은 왜일까? 그래도 일자리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로봇시대의 이상보다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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