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끝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제국 선포일인 13일에 개관식
황실 생활상 생생히 엿볼 전시
제국 선포일인 13일에 개관식
황실 생활상 생생히 엿볼 전시
구한말 고종 황제의 마지막 거처였던 덕수궁 석조전이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재탄생한다. 문화재청은 2009년부터 5년간 141억원을 들여 진행한 석조전 복원 공사를 최근 마치고 13일 대한제국역사관 개관식을 연다고 7일 밝혔다. 13일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 국호를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날이다.
문화재청이 이날 취재진에 공개한 역사관은 자주적 근대 국가를 지향한 대한제국의 역사성과 당대 사회적 변화상을 보여주고 황실 생활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부 공간은 황실 생활상을 담은 재현실과 전시실로 이뤄졌다.
재현실은 황제의 서재와 황후 거실, 귀빈대기실을 되살린 공간이다. 완공 당시 가구를 복원해 당시 황실 생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전시실에는 패널과 영상 등을 통해 대한제국사와 황실 가족들의 삶을 보여준다. 석조전 건립과 대한제국 선포, 고종의 즉위, 황실 가계도와 관련 사진도 나왔다.
가구 133점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석조전 건립 당시의 옛 가구 41점 외에 당대 사진과 기록을 고증해 구입한 영국제 골동가구 79점과 복제하거나 새로 제작한 가구 13점을 들여왔다. “원래 사진과 도면 기록 등을 토대로 원래 있던 제자리에 놓아 당시 공간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호화로왔던 대식당도 되살아났다. 식탁 위 양식기류는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한 배꽃무늬 양식기를 바탕으로 재현품을 만들었다. 식탁 장식은 고증에 따라 20세기 초 영국 빅토리안, 에드워디언 양식으로 꾸몄다고 한다. 유리잔, 촛대는 20세기 초 영국 제품을 들여왔다. 문화재청 쪽은 “대한제국 건립 당시의 설계도면과 옛 고증사진, 신문자료 외에 영국과 일본 등의 석조전 자료들을 철저히 고증했다. 근대건축사, 역사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등 복원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석조전은 1898년 영국 건축가 하딩(J. R. Harding)이 설계했다. 1900년 공사를 시작해 1910년 완공된 유럽 르네상스 양식의 대리석 궁전으로 당시 서울 정동 도심을 대표하는 건물이었다. 식민지 시절 이왕가미술관으로 바뀌었고, 한국전쟁 뒤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이 번갈아 들어서는 곡절을 겪었다. 잦은 전시실 개조 탓에 내부 원형이 크게 훼손되자 2008년 복원 방침이 정해졌다.
당분간 무료 개방하지만 한회당 관람시간은 45분, 관람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일반인 관람신청은 덕수궁 누리집(www.deoksugung.go.kr)에서 받는다. 현장접수는 만 65살 이상 어르신과 외국인에 한해 회당 5명까지 가능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이 5년간의 복원공사를 끝내고 원형대로 복원돼 대한제국 출범일인 13일 ‘대한제국역사관’으로 다시 문을 연다. 위 사진은 1911년의 중앙홀로, 가운데 군복 입은 사람은 대한제국의 황태자 영친왕이다. 아래 사진은 복원 뒤 현재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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