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의도공원서 문화축전
일 고이즈미 총리에 서한도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된 재일 조선인들의 집단 거주지인 ‘우토로 마을’이 오는 27일 강제 철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우토로를 지키기 위한 문학행사가 열린다.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고은)은 2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공원 야외무대에서 ‘우토로 문학축전’을 마련한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사장 황석영)과 우토로국제대책회의(상임대표 박연철)가 공동 주최하는 이날 행사에서는 고은 시인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정희성 천양희 김준태 김형수 시인 등의 시 낭송과 정태춘·박은옥, 춤패 ‘뉘’, 가수 김현성·손현숙의 공연, 우토로 문제 경과보고 등에 이어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을 김용태 민예총 부이사장이 낭독하고,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읽는다.
주최쪽은 미리 공개한 고이즈미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우토로 주민들은 나라를 잃어 고향과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일본의 태평양전쟁 수행에 동원되었지만, 해방 후에는 일본으로부터도 조국으로부터도 어떠한 권리도 없이 철저히 버려진 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을 일구어 왔다”면서 “‘우토로를 없애는 것은 일본의 전후를 없애는 것, 우토로를 없애는 것은 일본인의 양심을 없애는 것’이라는 우토로 재일 조선인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51번지의 우토로 마을에는 현재 재일 조선인 65세대, 약 200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오는 27일로 예정된 철거 시작을 앞두고 국내외 40여 사회단체가 망라돼 우토로국제대책회의가 결성되어 한·일 정부를 상대로 우토로 살리기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국민성금을 모으고 있다. <한겨레> 역시 무료 광고 게재 등으로 캠페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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