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김훈·주명덕·김원·이승택…
원희룡 지사도 발족식 참석 눈길
원희룡 지사도 발족식 참석 눈길
“제주도민들에게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해요. 중국인들의 무더기 땅 매입과 이주, 자본의 막개발 등으로 섬 고유의 생태 자연 문화 환경이 망가지고 있다는 우려가 전국적으로 높아졌어요. 일단 우리라도 나서야죠.”
작가 조정래씨의 목청이 높아졌다. 21일 낮 서울 태평로 언론인회관 19층 식당에는 제주도 장래를 걱정하는 유명 문화예술인 10여명의 목소리들로 가득했다. 가칭 ‘제주도를 사랑하는 예술의 모임’의 발족식과 기자회견에 나온 이들이었다. 작가 김훈씨와 사진가 주명덕씨, 건축가 김원씨, 조각가 이승택·정보원·이용덕씨도 “이대로는 안된다”며 각기 우려를 한마디씩 털어놨다. 불참했지만 영화감독 임권택씨, 건축가 승효상씨, 미술사가 유홍준씨, 가수 김수철씨 등도 함께 연대하기로 했다고 모임을 주도한 건축가 김원씨는 전했다.
참석자들은 난개발로 훼손되어가는 제주도의 생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여러 경로로 노력하고, 섬의 문화적 가치를 키우기 위한 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함께 지키자 아름다운 제주도, 우리가 만들자 세계적인 예술섬’이란 슬로건도 나왔다.
김원씨는 “각계각층 예술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프로젝트를 세워 활동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작가 조정래씨는 “주민들과의 대화, 강연 등이 우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차익이나 개발 이익에 관심 쏟는 의식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땅을 개발하고 높은 건물 짓지 않고 보존하더라도 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참석해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김원씨와 조정래씨는 “원희룡 지사 등 지자체인사들과 협의해 우선 지역 포럼 개최와 주민 강연회, 티브이 토론 등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며 “이런 대화들을 통해 바람직한 보존 방안과 개발 제한을 위한 법제 개선 등의 의견을 모으고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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