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마도1호선
2010년 충남 태안서 발굴된 ‘마도 1호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실물크기로 복원…26일 진수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실물크기로 복원…26일 진수식
800여년 전 권력자들에게 바칠 청자와 먹거리 등을 가득 싣고 출항했다가 서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옛 고려 화물선. 이 배가 옛 모습을 되찾았다. 2010년 충남 태안군 마도 바닷속 펄바닥에서 발굴된 ‘마도 1호선’이 최근 실물 크기로 복원돼 25일 공개됐다.
배를 복원한 곳은 전남 목포 용해동 바닷가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다. 연구소는 26일 오후 3시 인근 해변광장에서 마도 1호선을 바다에 띄우는 진수식을 치른다.
연구소에 따르면, 복원된 배는 바닥이 평평한 우리 전통배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평평하고 활처럼 치솟은 저판(底板;밑판)과 휘어있는 통나무를 그대로 붙인 외판(外板;배의 외곽을 이루는 판), 대나무로 만든 1개의 돛 등을 갖췄다. 부재 연결에는 참나무 못을 썼다. 짐을 많이 실어야했으므로 뱃전(배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선재는 소나무와 낙엽송이 쓰였다.
2010년 발굴 당시 마도 1호선은 배 안에서 각종 곡물류와 도자기, 대나무 제품, 식품류 등 다양한 생활 유물이 인양돼 ‘고려생활사의 타임캡슐’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함께 나온 나무쪽 문서인 목간(木簡), 죽찰(竹札)은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었다. 내용을 판독한 결과, 배에 물품을 실어 보낸 이는 1208년 전라도 해남·나주·장흥 등지의 지방 향리들이었다. 이들이 고려 도읍인 개경(개성)의 대장군, 별장 같은 당대 권력자에게 상납하기 위해 청자와 젓갈류, 식재료 등을 싣고 가던 조운선임이 밝혀진 것이다. 배는 길이 15.5m, 너비 6.5m, 높이 3.2m의 규모로, 현재 용량으로 약 3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고 한다.
복원 과정은 여러 단계로 이뤄졌다. 그동안 발굴된 고선박과의 비교·연구와 각종 문헌 조사, 선박 전문가의 조언 등의 기초 고증 작업이 먼저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기초설계, 실시설계, 조선공학적 분석 등을 거쳐 3차원(3D) 복원과 축소 모형을 제작했고,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실질적인 배 복원 작업이 진행됐다고 한다. 연구소 쪽은 “복원된 마도 1호선은 사용 당시의 절대연대가 확인된 최초의 고려 시대 배로서, 국내 옛 선박 발달사의 한 기준점을 밝혔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복원된 배는 앞으로 충남 태안군 신진도에 세워질 서해수중유물보관동으로 옮겨 전시와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26일 진수식은 전라남도 도립국악단과 목포시 시립무용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배를 지키는 신을 불러와 봉안하는 배서낭 모시기와 뱃고사, 돛 올리기, 배 띄우기, 항해 등의 차례로 진행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061)270-20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제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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