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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강릉 굴산사지서 비석 받치는 고려시대 돌거북 발굴

등록 2014-11-26 11:56수정 2014-11-26 12:01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비석 귀부 측면(왼쪽)과 후면(오른쪽).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비석 귀부 측면(왼쪽)과 후면(오른쪽).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4년 전부터 벌여온 굴산사지 발굴 3차 조사 중 발견돼
비석 꽂아 세우는 비좌 둘레를 구름 문양으로 한 게 특징
돌거북 주변서 글자 새겨진 비석 몸체 조각도 나와
강원도 강릉의 굴산사는 10~11세기 신라말~고려초 역사를 다룰 때 빠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옛절이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대관령국사성황)인 범일국사(810~889년)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했으며, 영동 지역 선종(禪宗)의 중심 사찰이었다. 당시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불교 선종의 국내 아홉 분파인 ‘구산선문’ 가운데 사굴산문의 본산으로서 문화사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이후 홀연히 사라진 절이다. 최근 이 절터에서 비석 받치는 돌거북(귀부)이 발굴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덕문)는 4년전부터 벌여온 강릉 굴산사지 발굴 3차 조사에서 고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의 귀부(龜趺)를 발견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강릉 굴산사지 제3차 발굴조사지역 전경.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강릉 굴산사지 제3차 발굴조사지역 전경.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이 귀부는 머리 부분이 깨어져 사라졌으며, 너비 255㎝, 길이 214㎝, 몸통 높이 93㎝의 크기다. 3중으로 된 육각 모양의 등딱지(귀갑)과 치켜 올라간 꼬리, 뒷발가락이 생동감 있게 새겨져 있다. 몸통의 가운데에는 비석의 몸체(비신)를 꽂아 세우기 위한 홈 모양의 비좌(碑座)도 보이는데, 둘레를 구름 문양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또 귀부 주변에서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 몸체의 조각도 발견됐다. 굴산사터에서는 1978년 ‘명주도독(溟州都督)’이란 글자를 새긴 비석 몸체 조각들이 발견된 바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비신 조각과는 암질과 글자체에 차이가 보여 서로 다른 개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 승탑지.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추정 승탑지.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탑터로 추정되는 유구들도 나왔다. 지난 2차 발굴조사에서 현존 승탑 외에 별도의 승탑 부재가 발견된 바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승탑 동쪽에 한 단 낮게 조성된 평평한 지면에서 승탑지로 보이는 원형 유구가 확인됐다. 이런 발굴양상으로 미뤄 굴산사터에는 각각 2기 이상의 승탑과 이와 관련된 비석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쪽은 “굴산사터에서는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다수의 건물지, 담장지, 보도시설 등이 확인된 바 있는데, 이번 조사로 승탑 주변 구릉부와 사역(寺域:절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 안) 북쪽 구역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굴산사터 사역의 변화 과정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쪽은 27일 오후 1시30분 현장에서 전문가와 일반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조사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043)850-7811~12.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제공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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