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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전북 순창서 ‘고려 시대 농소고분’ 발굴

등록 2014-12-02 12:04수정 2014-12-02 12:07

고려시대 무덤으로 드러난 전북 순창군 적성면 운림리 산12-2번지 농소고분 출토 청동유물. 이 중엔 머리카락 다발을 넣은 것도 있다. 2014.12.2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려시대 무덤으로 드러난 전북 순창군 적성면 운림리 산12-2번지 농소고분 출토 청동유물. 이 중엔 머리카락 다발을 넣은 것도 있다. 2014.12.2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대 인도 문자 적은 관조각, 머리카락 다발 담긴 청동그릇 나와

800~900년전 전북 순창의 무덤에 묻힌 고려시대 권세가는 매우 독실한 불자였을까. 옛적 불교사찰에서 사용했던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 문자(범자)를 써넣은 목관 널과 머리카락 다발이 담긴 청동그릇 등을 묻은 독특한 얼개의 고려시대 무덤이 세상에 다시 나왔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상준)는 전북 순창군 적성면 운림리 산12-2번지 농소고분에 대한 최근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연구소 쪽에 따르면, 이 무덤은 고려시대 덧널무덤(관을 넣는 묘실을 나무로 만든 무덤으로 토광목곽묘로도 부른다)으로 확인됐다. 3단으로 판 관 구덩이(묘광) 바닥에 주검을 담은 2m넘는 나무널관과 이를 감싼 나무 덧널을 놓고, 봉토를 쌓은 얼개다.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모습(위치:노란색 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모습(위치:노란색 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눈길을 끄는 것은 불교식 의례의 흔적으로 보이는 부장품들이다. 너비 약 2m, 깊이 3m에 이르는 내부 묘실에서는 표면에 칠을 하고 금가루로 범자를 쓴 목관 널과 무덤주인의 두개골 일부가 나왔다. 또, 관을 놓는 바닥자리 토광의 세 벽면을 움푹 파내어 만든 벽감 안에서는 머리카락 다발이 담긴 청동반과 청동합, 청동수저 등이 발견돼 눈길을 모은다.

범자는 고려, 조선시대 사찰에서 각종 의례용기나 불상의 뱃속에 넣는 복장유물의 발원문 등에 적어넣었던 불교 특유의 글자다. 청동합, 청동반은 사찰의 공양품을 담는 용도로 널리 쓰였던 유물들이다. 이런 역사적 정황으로 미뤄, 당시 불교식 의례에 따라 지방 유력자의 장례와 매장이 이뤄진 것으로 연구소 쪽은 보고있다. 출토 유물과 무덤의 형태 등에서 무덤 주인공은 고려 시대 최고위 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누구의 무덤인지는 모른다. 연구소는 앞으로 인골 등 출토 유물들을 분석해 무덤 주인공의 실체를 밝히기로 했다.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모습.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모습.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농소고분은 지금까지 삼국 시대 고분으로 알려져왔다. 무덤의 봉토는 길이 580cm, 너비 404cm의 장방형으로 쌓았으나, 현재는 모두 깎여서 편평하게 변했다. 봉토 가장자리에 놓인 병풍석(護石:무덤을 보호하기 위해 봉분 위쪽 둘레에 병풍처럼 둘러세운 넓적한 돌)이 일부 남아있다.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출토 유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출토 유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제공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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