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공평동 일대에 조선 전기인 16세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형성된 골목길과 주위 옛 집터들의 자취
서울 도심인 종로구 공평동에서 500여년 전 조선시대의 주택가 골목길이 드러났다. 발굴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서울 공평동 61번지의 도시환경정비사업 터를 최근 사전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선 전기인 16세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형성된 골목길과 주위 옛 집터들의 자취(사진)를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골목길은 너비 3m 내외로 모두 세곳이 확인됐으며, 양쪽으로 주택가 건물터가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16세기 건물터들은 규모와 사용된 석재 등으로 미뤄, 양반과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골목을 따라 함께 살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건물터에서는 당시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백자 그릇과 기와 조각도 다수 발견됐다. 연구원 쪽은 “16세기 도시 골목의 한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적들”이라며 “골목길 구조가 50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큰 변화 없이 이어져 도시의 유기적인 생명력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15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공개설명회를 연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한울문화재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