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방 권역의 모습 / 사진 문화재청 제공
1915년 일제가 허문 경복궁 부엌
문화재청, 지난 4년간 17동 복원
5월 공개뒤 관람객 참여공간으로
문화재청, 지난 4년간 17동 복원
5월 공개뒤 관람객 참여공간으로
드라마 <대장금>의 실제 무대였던 경복궁 부엌 ‘소주방’(燒廚房)이 100년 만에 옛 모습을 되찾는다. 문화재청은 조선 임금의 수라상과 궁궐잔칫상 등을 준비했던 경복궁의 부엌 소주방 건물 복원을 1월 말 마무리했으며 내부 생활용품을 재현해 5월 궁중문화축전 기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소주방은 1915년 일제가 박람회인 조선물산공진회(朝鮮物産共進會)를 경복궁에서 열면서 여러 전각들과 함께 헐려 사라졌었다.
소주방은 임금의 건강과 직결된 궁궐의 중요 시설이었다. 태조가 1395년 경복궁을 창건한 뒤 궐내 제반 시설을 정비하면서 처음 소주방이 건립됐다. 임진왜란 때 불탔지만, 고종 2년(1865) 경복궁 재건 때 다시 지어졌다. 이 주방시설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의 동북쪽에 자리잡았다. 임금의 수라를 장만하던 내소주방(內燒廚房)과 궁중의 잔치, 고사 음식을 차리던 외소주방(外燒廚房, 일명 난지당(蘭芝堂)), 별식인 다식, 죽, 전 등을 준비하던 생물방(生物房, 일명 복회당(福會堂))으로 이뤄져 있었다.
문화재청은 2004~2005년 벌인 건물터 발굴조사와 조선왕조실록, 조선고적도보, 궁궐지, 북궐도형 등 고문헌 고증을 거쳐 공간구조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년간 건물 17동을 복원했다. 문화재청은 “소주방은 단순한 외형 복원을 넘어 궁중음식문화 프로그램 등과의 접목을 통해 관람객이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1990년부터 장기계획으로 경복궁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광화문, 흥례문, 강녕전, 교태전, 소주방 등 건물 142동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고종 중건 당시 전체 규모(500여 동)의 28.4%에 불과하다. 올해부터는 외국 사신을 만나는 장소로 쓰였던 흥복전(興復展) 권역의 복원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복원된 소주방권역의 모습2 / 사진 문화재청 제공
내소주방 전경
생물방(복회당) 전경
외소주방(난지당) 전경
내소주방 전경
복원된 소주방 권역의 위치 /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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