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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70여년 전 덕수궁미술관 쌓아올리던 그날로…

등록 2015-02-26 19:31수정 2015-02-26 22:13

1938년 ‘이왕가미술관’으로 개관한 석조전 서관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으로 불린다. 근대미술품을 주로 전시하는 현재 ‘덕수궁미술관’(사진 왼쪽 부분)과 1930년대 개관 당시 모습을 합성했다.
1938년 ‘이왕가미술관’으로 개관한 석조전 서관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으로 불린다. 근대미술품을 주로 전시하는 현재 ‘덕수궁미술관’(사진 왼쪽 부분)과 1930년대 개관 당시 모습을 합성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전수조사
1930년대 설계도면 등 발굴
설계~준공까지 온전히 복원
‘덕수궁미술관설계도’ 책으로
구한말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인 서울 정동 덕수궁 석조전 바로 서쪽에는 또다른 근대건축물 하나가 서양의 신고전주의풍 양식을 뽐내며 들어서 있다. 석조전 본관과 구분해 ‘석조전 서관’이라고도 부르는 이 건물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으로, 근대미술품들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원래는 1938년 일제가 석조전의 전시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이왕가미술관’으로 개관했던 대형 전시관이었다. 세간에는 ‘덕수궁미술관’이란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36~38년 일제가 덕수궁 석조전에 덧대어 지은 이 ‘덕수궁미술관’의 각종 설계도면과 시공 문서 등 당시 건축사료들이 최근 무더기로 발견돼 세상에 나왔다. 근대건축물 관련 문서 기록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당시 미술관 공사의 전모를 온전히 담은 기록들을 찾았다는 점에서 값진 성과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건축사가인 김종헌 배재대 교수 등을 책임자로 한 연구진을 꾸려 덕수궁미술관 설계도면과 시공자료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으며, 최근 그 연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인 <덕수궁미술관설계도>를 펴냈다고 26일 밝혔다.

‘덕수궁미술관’ 건축 당시 각종 설계도면과 시공 관련 문서가 최근 무더기로 발굴됐다. 연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덕수궁미술관설계도>에 실린 건축 당시 설계도 단면도(왼쪽)와 1936년 작성된 ‘건축사양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덕수궁미술관’ 건축 당시 각종 설계도면과 시공 관련 문서가 최근 무더기로 발굴됐다. 연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덕수궁미술관설계도>에 실린 건축 당시 설계도 단면도(왼쪽)와 1936년 작성된 ‘건축사양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이 보고서는 덕수궁미술관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고증자료집으로, 국내 근대기 단일 건축물의 설계부터 준공까지 전체 공사 과정을 처음 복원했다. 광복 뒤 구황실재산총국을 거쳐 전해 내려온 관련 도면과 설계 자료들을 발굴한 것이 연구의 기반이 됐다. 연구진은 이 사료들을 중심으로, 하마마쓰시립중앙도서관 등 일본의 소장처까지 뒤지며 국내외 현존자료에 대한 포괄적 조사연구를 벌인 결과를 이 보고서에 정리했다. 도면 편, 해제 편, 논고 편, 부록으로 나눠 구성된 보고서의 핵심은 6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도면들이다. 도쿄의 나카무라 요시헤이 건축사무소에서 당시 제작한 설계도의 원도(原圖)와 청사진 도면 복제본, 시공 현장의 수정사항을 기록하거나 그 사항을 반영해 재작성한 ‘정정도면’, 세부 시공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그린 1:1 축척의 ‘상세도면’(현촌도, 現寸圖) 등이 실렸다. ‘건축사양서’(현재의 시방서), ‘구조계산서’, ‘견적서’, ‘예산 내역’, ‘공정서와 공정표’, ‘현장종사인원과 사용건축재료표’, ‘감독·청부인·관련회사명’, 공사현장과 설계사무소가 주고받은 ‘전보·엽서·서간’ 등의 도서자료도 포함돼 있다. 조사 결과 파악한 미술관 시공 관련 자료는 도면 총 646장, 도서 25건의 분량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 도면 429장이, 일본 하마마쓰시립중앙도서관에 도면 217장과 도서 25건이 소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근대 건축물의 신축 공사에 대해 이처럼 많은 도면과 관련 문서가 함께 발견된 것은 전례가 없다. 연구소 쪽은 “본도면을 비롯해 철골, 내장, 콘크리트, 전기, 설비, 가구 등의 세부 공정을 담은 각종 도면과 자료들을 입수해 분석한 끝에 설계부터 준공까지 70여년 전 덕수궁미술관 공사의 전 과정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게 됐다”며 “30년대 근대건물의 건축 과정과 기술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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