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야·언론계 “신종 통제수단 우려”…‘언론로비’ 직제 철회 요구

등록 2015-03-20 19:45수정 2015-03-20 21:45

정부, 홍보협력관 신설 추진 파장
문화체육관광부가 언론사 로비를 전담하는 홍보(언론)협력관 직제를 신설(<한겨레> 20일치 1면)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계 등에서 언론 통제 수단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체부는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개편이라고 해명했으나, 언론계는 국민소통실이란 기존의 전담 기구가 있는데도 굳이 차관보를 실장으로 한 언론인 대면접촉 조직을 신설한 배경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언론사에 대한 회유와 압박 로비 수단으로 변질되거나 악용될 공산이 매우 크다”며 “독재정권 시절의 언론 통제를 부활하려는 게 아니라면 협력관제 신설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언론대책특위 위원장인 오영식 최고위원도 “정책을 공개하고 설명하는 공식 공보기능과 달리 자칫 권력을 이용한 로비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2의 보도지침 사태를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13년 세계 50위에서 10계단이나 떨어진 60위로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이런 언론환경 속에서 언론 자유를 통제하기 위한 기관을 두려고 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새정치 “권력로비 수단 가능성”
언론노조 “보도에 적극개입 의도”
제2의 보도지침 사태 우려도
문체부 “악용 우려 없다” 강행태세

언론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잘못된 보도를 사후에 정정 요청하는 수준이 아니라 언론의 취재·기획 단계부터 보도까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며 “언론에 대해 음성적으로 비원칙적으로 접근하려는, 권위주의 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도 “언론인을 정권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며 “‘소통 강화’라지만 사전에 기사를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문체부는 해명 보도자료를 내어 “(명칭은) 언론협력관이 아니라 홍보협력관”이라며 “홍보협력관은 장관과 2차관을 보좌해 국정홍보와 언론협력 업무를 관장하는 차관보(고위공무원 가급·1급)와 함께 신설되는 직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조직개편안이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문체부 쪽은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개편이며, 로비 전담조직 신설이나 언론사 압박·회유에 악용될 우려 등의 표현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장급 홍보협력관 직제가 신설된 것은 1987년 문화공보부 홍보조정실이 폐지된 지 28년 만이다. 국가정책 홍보를 위해 1급 실장급 전담 차관보가 배치된 것도 국정홍보처가 사라진 2008년 이래 7년 만이어서 국정홍보처 고위 직급이 사실상 부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언론에 대한 고강도 전략이 작용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체부는 각 교단 인사들로 구성된 종무실의 종무관과 비슷하다고 밝혔지만, 업무 기능이나 활동범위 측면에서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무실은 교단 관련 현안만 다루지만, 차관보와 홍보협력관은 정부 정책 전반을 놓고 언론사를 전방위로 접촉하며 서울에 상설사무소를 개설해 활동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노형석 이승준 최원형 기자 nu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