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드로잉, 사진, 캘리그래피, 조형물, 일러스트 등 개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의 전시회 ‘오마이독, 오마이갓’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철수와/영희와/바둑이/곁/아득한/순수함”. “내가/없으면/멋진말/개꿈/개폼/개멋”. 1만년 이상 인간의 곁에서 살아온 개는, ‘반려견’으로 불리는 친구와 ‘개같은’으로 수식되는 적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개는 개일뿐, 이런 이미지를 덧씌운 건 인간인데 그래픽 디자이너인 서기흔 가천대 교수가 낸 책 <오마이독, 오마이갓>(Oh my dog, Oh my god)에 실린 이 ‘3자6행’의 형태시들엔 개를 통해 바라본 인간, 인간을 통해 바라본 개가 함축돼있다.
시, 드로잉, 사진, 캘리그래피, 조형물, 일러스트 등 개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의 전시회 ‘오마이독, 오마이갓’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예술가 55명이 ‘인간을 위한 헌신, 개에게 바치는 헌사’를 주제로 만든 다양한 작품엔 개를 매개로 한 인간에 관한 사유, 인간과 개의 소통에 관한 바람, 생명존중 의식 등이 담겨 있다. 사진작가 장호성의 ‘집 없는 개들의 초상’에 담긴 유기견의 겁 먹은 눈빛은, 장난감처럼 사고팔렸다 버려진 개가 얼마나 연약하고 간절한 생명인지를 문득 깨닫게 해준다. 디자이너 이우용이 철사를 이어 만든 개 조형물 ‘와이어 독’엔 인간과 개, 인간과 인간이 제대로 이어지고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다. 전시는 20일까지 열린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