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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단독] 국가사적 삼국시대 고분 무참히 파헤쳐졌다

등록 2015-04-17 01:17수정 2015-04-20 11:46

대구 경산 임당동 1호분, 도굴갱 2곳과 천장 뚫려
도굴범들이 세운 오두막에 불이 나면서 현장 드러나
임당 1호분 전경.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임당 1호분 전경.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4~6세기 삼국시대 주요 무덤떼 가운데 하나로, 국가사적(516호)에 지정된 경북 경산시 임당동 고분군이 무참히 도굴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현지 고고학계와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에 있는 고분 7기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임당동 1호분의 고분 봉분이 오래전에 전면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분 무덤 양 옆에 사람이 드나들만한 크기의 도굴갱 2곳과 천장이 뚫린 상태다. 1호분은 경주 봉황대처럼 봉분 위에 당산나무가 뿌리 내린 독특한 모양의 대형분이다. 그동안 발굴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보존돼 왔는데, 도굴범들은 무덤 부근에 가건물을 세우고 건물 안에서 작업하며 무덤 곁을 파들어가 갱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덤 봉분 곁 도굴갱은 17일 오후까지 별다른 현장 보존 조치 없이 방치된 상태로 드러났다고 현장을 본 고고전문가들은 증언했다.

경찰과 문화재청 등 관계 당국이 이 사건을 제대로 인지했는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증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이 가건물은 그 뒤 불이나 소실되면서 도굴 갱 일부가 드러났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현장을 돌아본 정인성 영남대 교수(고고학)는 “무덤 양쪽에서 도굴갱을 파헤치는 바람에 무덤 윗부분 천장도 갱도처럼 푹 꺼져내린 처참한 모습이었다”며 “경찰과 경산시, 문화재청이 어떻게 보고를 받고 대응했는지 면밀하게 파악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굴갱 확대한 모습.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도굴갱 확대한 모습.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고분에 드러난 도굴갱.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고분에 드러난 도굴갱. 사진제공 정인성 영남대 교수

임당동 고분군은 삼국시대의 신라의 지방세력인 압독국의 주요 유력자들이 묻혔던 무덤으로 추정된다. 특히 80년대초 도굴범들이 임당동 2호 고분에서 고리큰칼(환두대도)·금귀걸이 ·은제허리띠 등을 훔쳐 팔려다 적발되면서 유적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영남대 박물관의 조사로 옹관 2개를 포함하여 모두 10여개의 무덤군이 확인되고 있다.

노형석 기자nuge@hani.co.kr, 사진 정인성 영남대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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