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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1600평 전시장을 작업실로 배정…아시아문화전당 메우기 힘든가

등록 2015-04-20 19:35수정 2015-04-20 21:14

감독 표적해임 논란 뒤 대안 급조
1000평 전시 구성도 뒤흔들어
입주작가 불투명…개관 11월로 연기
“저 어마어마한 전시 공간을 작업장으로 쓴다구요? 그럼 관객들에게는 뭘 보여준다는 거죠?”

계획안을 전해들은 광주의 한 중견 미술인이 반문했다. 사상 최대규모의 정부 문화사업으로 올 하반기 개관 예정인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또 논란에 휩싸일 조짐이다. 전당의 콘텐츠 핵심인 산하 문화창조원이 2600평 넘는 내부 공간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 작가들 작업실(레지던시)로 만든다. 원래 본전시를 예정했던 1600평짜리 복합전시장 1·2관을 아시아 미디어아트 작가, 공예가 등의 작업실, 공방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본전시는 3·4·5관으로 돌려 아시아 담론 등을 담은 기획전 등을 열며, 6관은 시민공간으로 활용하되 개관 때는 비워놓는다는 구상이다. 개관 시점도 9월에서 11월로 다시 늦춰졌다. 1월 기존 전시를 준비해온 이영철 전 예술감독이 해임된 뒤 3월 후임으로 온 미디어작가 출신의 목진요 감독팀이 급조한 대안들이다. 한마디로 메꾸기 버거운 전시공간 핵심을 작가 작업실 공간(레지던시)으로 일단 돌려막고, 일부 공간은 아예 비워서 촉박한 개관 시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문화창조원은 예술가와 과학자, 미디어전문가들의 창작연구공간인 창제작센터와 그 결과물을 전시하는 복합전시관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한겨레>가 최근 입수한 문화창조원 사업안은 이런 틀을 모두 뒤흔드는 내용이다. 전시전용이었던 복합 1·2관을 개방된 창작공간으로 바꿔 이미 3개 작업공간(스튜디오)이 배치된 창제작센터의 영역이 더욱 확대됐다. 가장 큰 900평짜리 복합 1관은 ‘더 그라운드’란 이름아래 첨단 미디어 기기로 창제작자의 상상력을 실현하고 보여주는 인큐베이팅, 프리젠테이션 공간이 된다. 복합 2관은 ‘상상원 아시아’란 이름 아래 40개의 작은 상자공간(셀)에 뉴미디어, 도시재생, 공예디자인방, 디지털 문화유산 개발 공간 등을 분산 배치하는 모자이크 공방 개념이다. 이 전 감독이 1·2관에 소피아 성당을 본뜬 거대한 실내 건축물을 설치하고 선보이려던 아시아 담론 전시들은 실내 건축물 설치를 접고, 3~5관으로 옮긴다. ‘프로젝트 유라시아’(3관:재미기획자 박경), ‘마술/근대성 3부작’(4관:프랑스 기획자 안젤름 프랑케), ‘국가를 묻는다’(5관:기획자 성완경)가 들어서며 기획자 정준모씨가 협력감독으로 전시를 총괄한다.

구색은 갖췄지만, 입주할 작가는 물론 작업·전시 콘텐츠 어느 것도 확정된 게 거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창조원 쪽은 일본 작가 이케다 료지 등 명망있는 아시아권 미디어 작가들과 퐁피두센터 이르캄 연구소 같은 굴지의 연구기관들의 입주를 섭외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개관이 촉박한 상황에서 입주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미술계 한 전문가는 “작가 레지던시는 국내에 숱하게 많은데, 혈세로 지은 거대공간을 명확한 방향성도 없이 첨단작가들이 교류하는 작업장으로 내놓겠다는 발상은 막연하기만 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대중적인 전시콘텐츠도 빈약한 상황에서 일급 작가들이 굳이 광주를 찾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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