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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역사학자 “분단극복” 작은 결실

등록 2005-10-04 17:57수정 2005-10-04 17:57

남북 역사학자 “분단극복” 작은 결실 ‘단군과 조선’
남북 역사학자 “분단극복” 작은 결실 ‘단군과 조선’
7년간 연구 교류 ‘단군과 고조선’ 펴내
남북의 역사학자들이 단군과 고조선을 함께 연구해 그 결실을 책으로 펴냈다. <단군과 고조선 연구>(지식산업사)이다. 남쪽의 단군학회와 북쪽의 조선역사학회가 함께 마련한 공동학술회의가 밑거름이 됐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남북 학자들의 논문 31편을 책에 실었다.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 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 윤내현 단국대 교수, 이형구 선문대 교수,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남쪽 학자 7명이 참여했다. 북쪽에서도 허종호 조선역사학회장, 손영종 사회과학원 연구사, 김유철 김일성종합대 교수 등 14명이 발표 논문을 실었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 역사학자들의 교류는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연구 교류 성과가 단행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역사학자들의 고조선 연구 교류는 1998년부터 시작됐다. 2002년 10월부터 2005년 봄까지 평양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세 차례에 걸친 공동학술회의도 열었다. 단군과 고조선에 대한 남북 공통의 관심이 이를 가능케 했다.

남쪽에서는 대한민국 건국 직후부터 개천절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등 단군을 국조(國祖)로 여기는 관념을 국가 이념의 한 형태로 공식화했다. 계급사관의 입장에서 이를 비판했던 북쪽도 1993년 단군릉 발굴 이후 단군을 민족사의 출발점으로 공인했다.

그 결과, 단군 및 고조선에 대한 남북 학계의 전반적 평가는 ‘역전’된 상태다. 북쪽은 단군조선사를 정사(正史)로 격상시켰지만, 남쪽은 민족주의 사관에 대한 반성과 함께 북쪽 학계의 주장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단군과 고조선 연구>는 남북 역사학계의 이런 ‘차이’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북쪽의 손영종 연구사는 이 책에 실린 논문에서 <삼국유사>와 단군릉 발굴 등을 근거로 “단군조선이 기원전 30세기 초에 건국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실증적 근거를 강조하는 남쪽 주류학계는 단군과 고조선 건국을 설명하는 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책 발간의 의미는 오히려 다른 곳에 있다. 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 등은 책머리말에서 “단군과 고조선 문제는 민족 공동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제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짚었다. 남북 분단의 극복이 결국 민족 문제를 거칠 수밖에 없고, 그 대표적 매개가 단군 조선이라는 점에서, <단군과 고조선 연구> 발간은 분단 극복을 위한 작은 결실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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