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주인을 묻은 주곽 외에 별도로 판 부장품곽의 모습. 각종 토기들과 순장인골 3구를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형석 기자
5세기 후반 지역수장으로 보여
주인과 순장자 인골 6구 나와
주인과 순장자 인골 6구 나와
* 압독국 : 1~3세기 고대 소국
최근 도굴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경북 경산시 임당동 국가사적 고분군 근처 주택가에서 5세기 후반 지역수장의 것으로 보이는 중대형 고분이 발견됐다. 고분 안에서 주인과 그가 묻힐 때 같이 묻힌 순장자의 인골 6구를 비롯해, 은제 허리띠, 고리 큰 칼, 금제 장식 등이 쏟아져 나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진흥문화재연구원이 발굴중인 이 고분은 3세기 이후 신라에 복속된 경산지역 고대 소국 ‘압독국’의 후예인 지역 유력자를 묻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 면적이 80~90여평에 이르는 고분은 퇴적암반을 수직으로 파서 무덤방을 만든 뒤 둘레에 돌단을 쌓고 나무곽을 짜넣은 뒤 주검을 넣은 특유의 암광목관묘 형식이다.
주인이 묻힌 주곽과 껴묻거리(부장품)를 묻은 딸림 공간(부장곽·사진)으로 나뉘는데, 부곽에서 순장 인골 3구가, 주곽에서 주인의 인골 1구와 어린아이, 성인으로 보이는 순장 인골 2구가 나왔다. 무덤 주인의 머리 부분이 발굴 영역 바깥의 도로 하수관 밑에 깔려 있어 시의 협조로 도로 일부를 절개하고 조사중이다. 유물들은 경주 왕릉, 왕족급 고분에서 출토되는 신라계 금속 장신구와 토기들이 주종이다. 둥근고리손잡이 큰 칼(환두대도)과 출토 사례가 희귀한 폭 좁고 길쭉한 장도, 정교한 은제 허리띠와 관식, 금 장식물, 곱은옥(곡옥)들이 다량 출토됐다.
정인성 영남대 교수(고고학)는 “임당 고분군의 분포 범위가 주택가까지 넓게 뻗쳐 있다는 것이 드러났고, 암반을 판 이 지역의 독특한 고대 무덤 축조 원리와 매장 방식 등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사적 범위를 넓혀 발견된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분은 주택 건립터에 포함돼 연구원 쪽이 한달가량 구제발굴할 예정이었으나, 중요 유물들이 발견되자 조사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무덤방 발굴이 계속 진행중이어서 유물들이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임당동 일대는 1~3세기 지역 소국으로 존립하다 신라에 복속된 압독국 지배자들의 처소 터와 무덤떼가 있던 곳이다.
경산/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무덤주인을 묻은 무덤방 주곽 내부 모습. 순장인골의 머리뼈(아래 둥근모양 물체)와 은제허리띠(사진 중간에서 오른쪽 띠모양), 무덤주인의 다리뼈와 칼의 흔적(왼쪽 위 시커먼 막대모양) 등이 보인다. 노형석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