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임흥순씨
베네치아비엔날레 첫 본전시 수상
‘위로공단’ 임흥순 작가 귀국간담회
‘위로공단’ 임흥순 작가 귀국간담회
“제 영화를 놓고 미술과 영화의 경계나 형식의 실험성 같은 말들이 나오는데, 그런 것 의식한 작업이 아닙니다. 인터뷰한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되도록 솔직하게, 많이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작가 임흥순(46)씨는 영화 <위로공단>이 노동의 ‘소통과 교감’에 대한 갈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짚어주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미술제인 56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아시아 여성들의 소외된 노동현실에 대한 인터뷰를 담은 장편다큐 <위로공단>을 출품해 지난주 국내 작가로는 처음 은사자상을 받으며 돌연 주목받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사당대로 상영관 엣나인에서 귀국간담회를 연 임씨는 “아직 무덤덤하다. 좀더 시간이 가야 실감이 올 것 같다”고 밝혔다. 원래 미술작가 출신으로 영화를 섭렵한 그는 장르 간 경계에 전혀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예술이 사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며 작업해왔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과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공공미술, 커뮤니티 아트를 수십년간 꾸준히 해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영화도 나온 겁니다. 전혀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런 성과까지 거둬 신기하기도 하고,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국내외 여성 노동자 20여명의 인터뷰가 등장하는 <위로공단>은 “1960~80년대 구로공단 등지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이 지금 어디로 갔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젊은층이 공감하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과거의 어머니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잘 모르잖아요. 영화 같은 대중매체들을 통해 과거 공장의 장면, 사건, 노동의 현실 등에 대해 좀더 많이 알게 되면 그들이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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