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출판심포지엄’ 수기우라 작품 전시도
한국과 중국·일본·대만의 출판인들이 참석하는 동아시아 출판심포지엄이 올해 처음으로 열린다. ‘책 디자인’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엔 세계 출판계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 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73·고베예술공과대학 명예교수·?5M사진)의 한국전시회가 열리며, 각 지역의 대표적 디자이너 4명이 한자리에 모여 책과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토론한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이기웅)은 “동아시아 출판인들이 모여 책의 문화를 교류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첫 행사인 ‘동아시아 책의 교류 2005:동아시아 책의 현재와 미래’를 9~10일 경기 파주출판도시 안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연다”고 6일 밝혔다.
‘책 디자인’이 중심주제인 이번 행사에는 스기우라 고헤이 외에 중국의 뤼징런(58·칭화대학 미술학원 교수), 타이페이의 황융쑹(62·잡지 <한성> 발행인), 그리고 한국의 정병규(59·정병규디자인 대표)씨가 각 지역의 대표 디자이너로 참석한다.
특히 11월7일까지 열리는 ‘스기우라의 한국전’은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보는 기회가 돼 국내 출판인과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여평 공간에 책·잡지 디자인 작품군 80여점이 전시된다. 스기우라는 1950년대 후반부터 반세기 동안 ‘자기 증식하는 디자인’ ‘움직이며 변화하는 디자인’ ‘혼돈과 질서를 오가는 디자인’ 등의 독창적 수법들을 개척하고 주도해온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회에 맞춰 스기우라의 작품과 해설을 모은 <스기우라 고헤이 잡지 디자인 반세기>(박지현 옮김, 값 3만5000원)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출간됐고, 스기우라가 안상수·정병규를 비롯한 한국·중국·대만·인도의 디자이너 6인을 만나 나눈 대담 등을 모은 <아시아의 책 문자 디자인>(박지현·변은숙 옮김, 값 2만2000원)도 같은 연구소에서 곧 출간될 예정이다.
8일엔 김병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의 ‘한국도서의 한자표기와 조판체제에 대해’ 발표에 이어 ‘책과 디자인 예술세계’에 관해 디자이너 4명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9일엔 국내외 출판인들이 참석하는 ‘동아시아 책의 현재와 미래’ 주제의 토론이 열리고, 이어 파주 출판도시 안 출판사를 방문하는 ‘현장의 대화’가 마련된다.
이기웅 재단 이사장은 “세계 처음 종이를 만들고 동아시아 문자를 창안한 중국, 직지심체요절이라는 세계 최고의 활자본을 지닌 한국, 그리고 근대적 출판강국을 일궈낸 일본 등 동아시아 세 지역에서 책 만들기의 깊은 경지를 이룬 4명이 한자리에 모여 ‘책의 진정한 가치’를 고민하고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회 입장료 3천원, 기타 무료 참석. (031)955-0060.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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