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은 억만금에도 팔 수 없다”
“어떤 이는 자식이 베트남 전쟁터에서 우리 음악을 들으며 숨졌다고 얘기한다. 또 어떤 이는 우리의 음악 때문에 자살을 포기했다고 한다. 무대에서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은 이들은 신비감을 느낀다. 그런 (고결한) 음악을 (돈벌이) 광고에 내보낼 수는 없다.”
미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도어즈의 전 멤버인 존 덴스모어(60)가 도어즈 노래를 텔레비전 광고에 이용하는 대가로 400만~1500만달러의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를 잇따라 뿌리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덴스모어는 광고 거부는 물론이고 ‘제2의 도어즈’를 만든 옛 동료들을 ‘상업성에 물든 속물’이라고 도어즈 이름사용 금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도어즈는 지난 1965년 보컬 짐 모리슨을 중심으로 키보드의 레이 맨자렉, 기타연주자 로비 크리거, 드러머 덴스모어가 결성했던 록그룹. 최대 히트곡인 <라이트 마이 화이어> 등 앨범 7개를 내놓은 도어즈는 리더인 모리슨이 1971년 런던에서 의문속에 세상을 떠나며 해체됐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모리슨의 짧은 생애를 영화화한 <더 도어즈>가 1991년 상영된 이후 이들의 앨범은 미국 내에서만 1400만장이 팔려나갔다.
캐딜락 자동차는 지난해 도어즈의 <브레이크 온 더 쓰루>의 사용조건으로 1500만 달러를 제시했으나 덴스모어는 일언지하에 거절해 나머지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애플컴퓨터가 4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고 <라이트 마이 화이어>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지만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어즈 멤버들은 모리스가 죽기전 1970년 11월 “어떤 라이센싱 계약도 만장일치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음악 저작권을 균등하게 소유키로 결의했다. 덴스모어는 아직도 모리슨을 기억하며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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