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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울산 영축사 터에서 고려시대 청동유물 무더기 발견

등록 2015-06-08 10:29

청동향로·청동시루·청동완 등 11~13세기 공예품
울산박물관, 조사결과 발표…유물 정밀분석 예정
청동 향로
청동 향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율리에 있는 1300년된 고찰터인 영축사터(울산광역시 기념물 24호)에서 청동향로, 청동시루, 청동완 등 11~13세기 고려시대의 최고급 청동공예품들이 나왔다. 출토 유물중 청동향로는 보존상태가 좋고 장식미가 빼어난 국가문화재급 유물로 평가되며 청동시루도 완형으로는 가장 이른시기의 희귀유물로 드러나 학계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8일 이런 내용의 영축사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습한 유물들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에 따르면, 수습된 청동공예품들은 절터에 흩어진 동석탑 부재를 실측을 위해 옮기고 상층 부식토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출토된 자리는 동탑의 동북쪽 모서리에서 동쪽으로 2m 떨어진 지점이다. 발견 당시 거꾸로 엎은 청동시루 아래에 향로가 넘어져 반쯤 걸친 상태로 발견됐고, 시루 안에 차있던 흙 내부에서 청동 완과 시루의 나머지 손잡이 한쪽도 함께 확인됐다. 출토 상태로 보아, 지름 50cm의 구덩이를 파서 청동향로를 놓고 그 위에 뚜껑 용도로 청동완을 덮은 뒤, 그 위에 다시 청동시루를 덮어서 묻은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유물인 청동향로는 높이 25.7cm, 바닥지름 23.5cm로, 세 개의 다리가 달린 원형받침 위에 향로의 몸체가 얹혀 있는 모양이다. 다리와 받침, 몸체를 따로 만들어 각각 3개의 못으로 고정해 완성했다. 고려시대 청동향로는 현재 몇몇 알려진 사례가 있으나, 영축사터에서 출토된 청동향로는 출토지가 명확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한데다, 장식이 화려해 공예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제작기법과 형태 등을 볼 때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 전기(11~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 시루
청동 시루
청동시루는 향로와 같은 시기 것으로 짐작된다. 높이 24cm, 입지름 42cm, 바닥지름 37cm의 크기로, 몸체는 원통형이며 중간 지점에 손잡이가 달렸다. 시루 바닥은 2단으로 구획하여 코끼리 눈 모양의 안상문(眼狀文)을 뚫은 것 특이하다. 바닥에 몇 군데 수리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장기간 썼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 청동시루는 청주 사뇌사터에서 확인된 예가 있지만, 출토 당시 완전히 파손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영축사터 청동시루가 현재 국내에서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는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로 보인다. 영축사지에서 출토된 기와 등을 감안할 때 청동향로와 같은 시기의 것으로 짐작된다.

청동완
청동완
또 청동완은 고려 시대의 전형적인 청동제 그릇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지름 15.5cm, 높이 9.5cm이다. 향로의 아가리 부분을 덮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묻을 당시 원래 용도가 아닌 향로 뚜껑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쪽은 청동공예품 3점이 한 장소에서 일괄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청주 사뇌사터, 경주 망덕사터, 서울 도봉서원터 등의 발굴 사례처럼 전란 같은 비상상황에서 약탈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묻은 ‘퇴장 유물(退藏遺物)’이 아닐까하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 전기 영축사의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당시 울산 지역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국유사>를 보면 영축사는 신라 신문왕대(683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하는 유서깊은 고찰이다. 2012년부터 울산박물관에서 연차적으로 터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금당(법당)을 중심으로 동서 쪽에 석탑이 자리한 통일신라 시대의 전형적인 ‘쌍탑일금당(雙塔一金堂)’식 가람배치임을 확인한 바 있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울산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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