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 옹주의 바지.
일본 복식박물관 소장 덕혜옹주 유품
24일 도쿄 한국문화원서 반환기증식
24일 도쿄 한국문화원서 반환기증식
고종이 아꼈던 외동딸로 ‘대한제국의 마지막 공주’로 불리는 덕혜 옹주(1912~89)가 생전 입었던 왕실옷 유품 7점이 일본에서 귀환한다. 1962년 귀국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칩거하다 89년 세상을 떠난 옹주의 옷이 뒤늦게 돌아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24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덕혜 옹주의 복식을 소장해온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으로부터 유품을 돌려받는 기증식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기증받을 복식 7점은 덕혜 옹주가 유년 시절 궁중에서 입었던 것. 아이의 몸 치수에 맞게 줄인 당의(궁궐 여성들의 예복)와 치마, 저고리와 바지, 어른용 반회장저고리와 치마 등이다. 이 옷들은 문화여자단기대학(일본 문화여자대학과 문화학원대학의 전신) 학장이던 도쿠가와 요시치카가 56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이자 덕혜 옹주의 오빠였던 영친왕 부부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9년 개관한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에서 그동안 소장해왔다.
문화재청 쪽은 “문화학원 박물관이 역사적 가치가 큰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을 외국에 기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기증에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돌을 맞아 두 나라 우호협력 증대를 소망하는 오누마 스나오 이사장 겸 박물관장의 뜻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덕혜 옹주는 고종이 궁녀 양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유일한 딸로, 25년 일제의 강요로 일본 유학을 떠나 31년 쓰시마 종가의 장손과 결혼했으나 정신병이 생겨 이혼한 비운의 주인공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덕혜 옹주의 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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