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아시아문학포럼’ 개막 합동 기자회견. 맨 왼쪽 서있는 이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중국의 모옌, 그 다음이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티에닝 중국작가협회 주석, 일본의 소설가 시마다 마사히코. 베이징 / 최재봉 기자
“지금 일본은 역사상 가장 안 좋은 수상을 지니고 있다.”
일본의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시마다 마사히코는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아시아문학포럼’ 개막 합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행사엔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문학인 33명이 참가해 이날부터 17일까지 5박6일간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최원식·최인석·안도현 등 한국 문인 11명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모옌과 티에닝 중국작가협회 주석 등 중국 문인 11명, 소설가 시마다와 에쿠니 가오리 등 일본 문인 11명 등 3개국 대표적인 문학인들이 망라됐다.
동아시아문학포럼은 2008년 한국과 2010년 일본 대회를 치르는 등 격년제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특히 중국과 일본 사이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2012년 중국 행사를 치르지 못하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일본 작가단을 이끈 시마다는 “우매한 정치인들이 대결의 씨를 뿌리지만 문학인들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면 화해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옌은 “문학과 정치·사회는 복잡하면서도 뗄 수 없는 변증법적인 관계를 지닌다”며 “정치적 변화는 빨리 이루어지는 만큼 빨리 소진될 수 있지만 인간의 정서를 그리는 문학은 정치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한국 작가단 대표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도 “동아시아문학포럼은 동아시아의 갈등과 분쟁 속에서 평화를 꿈꾸면서 탄생했다”며 “우여곡절 끝에 3회 대회에까지 이른 만큼 포럼이 앞으로도 굳건하게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