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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서울아트마켓’ 온 딘 모스 미국 키친극장 자문위원

등록 2005-10-09 18:20수정 2005-10-09 18:20

“한국 정체성 풀어낸 공연예술 찾기 힘들어” 딘 모스 키친극장 자문위원
“한국 정체성 풀어낸 공연예술 찾기 힘들어” 딘 모스 키친극장 자문위원
“한국 정체성 풀어낸 공연예술 찾기 힘들어”

“지금 나라마다 ‘예술시장’을 만드는 게 유행이 된 것 같아요. 신생 시장으로서 얼마나 새롭고 독창적인 내용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지난 6~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05 서울아트마켓’에 참석한 딘 모스(51·사진) 미국 뉴욕 ‘키친 극장’ 자문위원은 “예술시장이 성공하려면 자기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서울아트마켓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다른 나라의 신생 예술시장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한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풀어내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예술시장에선 독창성이 중요”

공연예술작품의 원활한 거래를 돕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최한 ‘서울아트마켓’이 외국 ‘바이어’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182개의 국내외 공연예술작품 및 관련 단체의 홍보 부스가 설치됐으며, 42개의 맛보기 공연(쇼케이스)이 펼쳐졌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국내 지방문예회관 등에서 공연하기로 ‘입도선매’된 작품들이 대다수 홍보부스를 차지하는 등 전시행정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행사장소를 야외로 하는 바람에, 비가 내린 지난 7일에는 더욱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모스는 “시장의 진정한 조정자는 주요 아트센터의 큐레이터가 아니라, 대학에서 수천명의 예술가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라며 기초 예술 교육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예술가와 예술가, 예술가와 주최자 사이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뉴욕의 경우 많게는 50개의 서로 다른 공연이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포진돼 있는데다, 사업관련 회의나 협상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수박 겉핧기 식으로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은 현재 공연예술 마케팅 시스템의 상당히 큰 문제”라며 “좀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좀더 친밀하고 긴밀하게 연결된 공동체를 만드는 하나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가운데 참석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국제파트너찾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작품을 함께 할 예술가와 제작자를 공개모집하는 행사다. 모스는 “대단한 아이디어”라며 “다른 시장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이라고 칭찬했다.


“제작자 공모는 대단한 아이디어”

기억에 남는 예술가와 작품을 묻자 그는 요즘 한창 진행 중인 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의 하나로 지난 6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한 김윤진의 창작무용 <욕망>을 꼽았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본 작품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다”며 “다른 곳에서는 정말 접하기 어려운 개념적인 형상화였으며,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공연들은 첫 장면만 봐도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가 있었다”며 “춤은 몸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은 머리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나는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지적인 공연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딘 모스가 몸 담고 있는 ‘키친’은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무대를 마련해 주는 등용문 구실을 하는 미국 뉴욕의 실험극장이다. 그는 이 극장에서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무용 및 공연부문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한 해 14개의 공연 작품을 골라 무대에 올리는 일을 했다. 비디오아티스트이자 안무가로서 활동하는 예술가인 그는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을 접목하는 ‘다중 장르 복합 공연’ 제작사 ‘게임토피트’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도쿄대학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글 이재성 기자, 사진 김태형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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