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하늘거리는 빛·자유로운 유영…물 속 마법 세상 공유하고 싶어”

등록 2015-07-13 21:30수정 2015-07-13 23:52

영국의 수중사진가 제나 할러웨이가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자신의 한국 사진전 ‘더 판타지(환상)’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사진촬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
영국의 수중사진가 제나 할러웨이가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자신의 한국 사진전 ‘더 판타지(환상)’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사진촬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
첫 한국 사진전 연 제나 할러웨이
“이번 전시의 20%만 상업사진
예술성 인정받는 기회 됐으면”
스쿠버강사 때 수중사진 매력에 눈떠
런던 자택에 수중 스튜디오 설치중
“물 속은 참 신기한 세상이에요. 빛은 하늘거리고 중력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매력적이지 않나요? 저는 아무리 힘들어도, 물에만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잊어버린답니다.” 

세계 처음 수중 패션사진의 영역을 개척한 영국의 수중사진가 제나 할러웨이(42)는 소탈하고 솔직한 ‘런던맘’이었다.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신의 첫 한국 사진전 <더 판타지>(환상)에 맞춰 방한한 그는, 11일과 12일엔 전시장에서 직접 관람객들에게 촬영과정과 작품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 전시는 내게 크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제 작업이 상업사진을 넘어 예술성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요. 지난 10여년간 <하퍼스 바자> 등의 잡지에 정기적으로 제가 찍은 수중 패션사진을 실었고, 나이키, 소니, 스피도 같은 기업 광고 사진들도 많이 찍었지만, 서울 전시는 달라요. 상업적 사진은 20% 정도고, 제가 애착을 가진 찰스 킹즐리의 동화소설 <물의 아이들>의 삽화 작업과 5년여 작업했던 ‘스완송’(백조의 노래), 누드 사진과 초창기 바닷속 스쿠버 작업 같은 비상업적 사진을 훨씬 더 많이 내걸었어요.”

1990년대 초창기부터 2000년대 이후 연작들까지 주요 작업 200여점을 망라한 출품작들은 대개 깊이 5~6m에 이르는 수조 안에서 모델과 작가가 함께 잠수해 유영하면서 공들여 찍은 결과물들이다. 물을 화폭 삼아 인간 몸이 빚어내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잡아낸 작품들인데, 고가의 촬영장비와 특수분장 등 과정이 까다로워 하루 종일 일해도 건지는 사진은 6컷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과 장비를 작동시키는 전기는 함께하기 어렵죠. 전기가 나가거나 장비 고장이 잦아요. 하지만 2005년 이후엔 필름 대신 디지털카메라를 쓰면서 작업이 다소 손쉬워졌어요. 모델들한테서 좋은 포즈를 포착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도 받는데, 그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스쿠버다이빙 강사를 오래 한 경험 덕분에 모델들을 자유롭게 따라붙으면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몸짓이나 구도를 잡아주도록 이끌죠.”

그는 1973년 중동의 바레인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물속에 있는 것이 마냥 편안하고 좋았다”는 그는 18살 때부터 스쿠버 강사로 활동했다. 이집트의 홍해와 카리브제도 등에서 관광객들에게 강습을 해주고, 한편으론 비디오 촬영 작업도 도우면서 수중사진의 매력을 접하게 됐다. “1994년 케이맨섬에서 스쿠버 강사로 일하던 시절이었어요. 해변에서 맥주 광고 비디오 촬영 작업을 돕는 중이었는데, 스태프들이 인어공주로 분장한 배우를 들어올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순간 반해버렸죠. 아, 내가 이런 걸 찍어야겠구나. 그 뒤로 런던에 돌아가 영화사에 취직해 하나하나 실무를 익히면서 수중 촬영의 꿈을 키웠습니다. 97년 처음 광고 사진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걷게 됐어요.”

할러웨이는 현재 런던 햄프턴힐 자택에 자신만의 작업을 위한 수중 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체험하지 못하는 물속의 꿈 같은 환상 세계를 실감나게 느끼고 교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저의 사명이죠. 놀라운 물속 세상을 공유하기를 원해요.”

세 아이를 둔 ‘워킹맘’ 할러웨이는 이번에 전시된 ‘엘리’라는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던 큰딸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15일 출국을 앞두고 13, 14일은 자유시간으로 비워두었다며, 이틀간 한강에서 원없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계획이라고 했다. “한강변을 따라 계속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벌써 자전거 빌리는 데도 알아봤답니다. 왜 한강을 도느냐고요? 제가 좋아하는 물가에 있으니까요. 게다가 그렇게 크고 아름다운 강은 처음 봤거든요!”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