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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만리장성 끝’ 산해관, 중화민족주의 홍보관 변신

등록 2015-08-05 19:50수정 2015-08-05 22:01

만리장성의 동쪽 끝 산해관 앞에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최근 중국의 장성공정과 역사왜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노형석 기자
만리장성의 동쪽 끝 산해관 앞에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최근 중국의 장성공정과 역사왜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노형석 기자
[기획르포, 한중 역사전쟁 현장을 가다]
만리장성의 ‘끝’은 지금 그들에게 더이상 ‘끝’이 아니었다. 6000㎞ 넘는 중국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천하요새 산해관(山海關·산하이관)은 중원대륙인 ‘관내’와, 오랑캐의 땅 ‘관외’를 가르는 변방 거점에서 중화민족주의의 부흥을 과시하는 거대 홍보관으로 변해 있었다.

지난달 14일 국내 양대 역사연구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와 동북아역사재단의 답사단과 함께 찾은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산해관. 14세기 명나라 장수 서달이 만리장성의 동쪽에 세운 이 요새는 2000년대 이래 개보수 작업을 마치고 중화민족주의를 고양시키는 국민관광지가 됐다. 역대 북방·동방의 오랑캐를 막던 방어시설에서 만주까지 뻗어나간 중화민족사의 확장과 발전을 증거하는 상징물로 바뀐 것이다. 산해관성은 물론, 동쪽 가장 끝자리의 장성성곽이 발해만 서해바다와 만나는 노룡두(老龍頭·라오룽터우) 성곽, 바다를 굽어보는 전각인 해신묘와 징해루 등 수만평 일대가 역사 공원과 다양한 역사 체험장으로 정비돼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이민족들이 중화민족으로 통합됐음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역사캠페인의 구호이기도 한 ‘나는 중국을 사랑하며, 장성이 나를 수양시키고 키웠다’는 덩샤오핑의 ‘애아중화 수아장성’(愛我中華修我長城) 휘호비가 노룡두 성곽 옆 해변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비석 앞에서 노룡두를 응시하며 북 치고 애국 가요를 부르는 중국인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동북아역사재단
중국 동북공정 맞서 첫 공동답사
“우리 역사 영토 지키기 작업” 공감

“옛부터 여기가 장성의 확실한 동쪽 끝입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 국가기관은 무서운 주장을 합니다. 만주·한반도 서북부까지 장성의 끝이라는 겁니다.” “현장에서 보니 그냥 지켜볼 일이 아니군요. 함께 경계를 바로잡아야지요.” 10여명의 공동 답사단을 처음으로 꾸려 지난달 13~18일 중국 동북지방 고대사 기행에 나섰던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중국 정부의 동북아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절감한 듯했다.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통일적다민족국가론에 입각한 장성보호공정을 진행하면서 만주와 한반도의 고구려성, 발해성을 비롯해 북방이민족 왕조의 성곽까지 ‘역대장성’의 범주에 넣었다. 2012년 중국 국가문물국이 국내 15개 성에 존재하는 역대 장성의 총길이가 2만1196㎞에 이르며 관련 유적만 4만3721곳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런 전략 아래 나온 결과였다. 두 사람은 “장성공정 현황을 두 기관 간행물과 누리집에 상세히 소개하고, 상설연구팀도 발족시켜 우리 역사 영토를 지키는 작업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황다오/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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