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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 바닷속에서 나온 조선 조운선은 튼튼한 쌍돛단배

등록 2015-11-05 14:12수정 2015-11-05 14:32

지난해 충남 태안군 마도 바닷속에서 다량의 백자들과 함께 선체가 드러난 조선시대 조운선(세금으로 낸 곡식을 실은 배·마도 4호선)의 원래 얼개가 밝혀졌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계속해온 마도 4호선 선체에 대한 수중 발굴조사 결과 이 배가 쌍돛을 달고 쇠못으로 판재를 이은 견고한 구조의 수송선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고 5일 발표했다.

마도4호선은 처음 확인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 길이 13m, 폭 5m 규모다. 선박 안에서는 세금으로 실린 쌀, 보리, 분청사기 등 4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이 인양됐다. 특히 분청사기와 행선지를 적은 나무쪽 화물표인 목간을 통해 1417~21년 세곡과 공물을 싣고 나주에서 출항해 한양 광흥창으로 항해하다 침몰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연구소 쪽은 이후 선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배 앞쪽과 가운데 부분에 두개의 돛을 꽂는 구멍을 찾아냈고, 선체 좌우에 있는 판재를 잇는 목재인 ‘가룡’에 돛대를 고정시키는 딸림 부재인 당아뿔을 5개 설치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동안 수중발굴된 고선박 가운데 쌍돛대를 쓴 배가 처음 확인된 것이다. 기존 고선박들은 돛대 구멍이 중앙에만 있고, 당아뿔도 하나만 있는 구조였던 데 비해 마도 4호선은 좀더 세련된 가공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체 외판의 교체, 수리된 판재에서 나무못이 아닌 쇠못을 쓴 흔적을 찾아낸 것도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옛 배들은 모두 나무못을 사용했다는 게 통설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쇠못으로 배를 고쳤다는 기록이 나오지만, 이런 사실이 실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또 선박의 운전대 구실을 하는 키가 온전한 모습으로 처음 나왔고, 중앙 돛대 주변을 제외한 부분은 곡물이 젖지 않도록 원형 통나무를 촘촘히 깔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성과다.

연구소 쪽은 “마도 4호선 발견 해역에 대한 올해 수중 발굴을 마무리하면서 배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특징들을 다수 확인했다”며 “조선시대 조운선의 구조와 선박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마도 4호선 조사 결과를 내년에 보고서로 발간할 예정이며, 태안군에 짓고있는 수중유물관리동이 2017년 완공되면 발굴 유물들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실물로 확인된 옛 배는 모두 14척으로 10척이 고려시대, 1척이 통일신라, 2척이 13∼14세기 중국 선박이다. 조선시대 선박으로는 마도 4호선이 유일하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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