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7일 오전 개막한 제10회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두 나라 문인들이 2007년에 시작한 이 행사의 10주년을 자축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중 작가회의 경북 청송서
내년 11회 끝…“다른 형태 계속”
내년 11회 끝…“다른 형태 계속”
“한 문학 교류가 이처럼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매년 일정한 시간을 내어 한·중 양국의 작가들이 진지하게 작품을 읽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정말 무척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민간의 자발적 조직으로 탄생하여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계속된 한·중작가회의는 그 영향력을 문학의 영역은 물론이고 문학 밖의 영역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7일 오전 경북 청송군 진보면 객주문학관 대강당. 중국 소설가이자 쓰촨성작가협회 주석인 아라이가 올해로 10회를 맞은 한·중작가회의의 성과와 의미를 강조했다. 2007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한 한·중작가회의는 해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 해도 빠짐없이 행사를 이어 왔다. 올해도 김주영 정찬 송재학 김소연 정과리 등 한국 문인 17명과 아라이 진런순(김인순) 쭝런파 등 중국 문인 17명이 참가해 ‘언어와 문학, 그리고 국가’를 주제로 7~8일 이틀 동안 낭독과 토론을 펼친다.
한국 대표인 문학평론가 홍정선 인하대 교수 역시 축사에서 “지난 10년간 이어진 한·중작가회의를 통해 양국 작가들 사이에 상호 이해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는 한자어와 유교 문화로 대표되는 중국 문화와 접촉함으로써 변방 국가의 한계를 벗어나 보편성과 다양성을 획득했다”며 “이 작은 다정한 만남이 여러 형태의 새로운 만남으로 발전하여 언젠가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동아시아 문명을 함께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 작가단 대표의 축사에 이어 한동수 청송군수도 축사에서 “길 위의 작가 김주영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념하는 객주문학관에서 이런 뜻깊은 행사를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한·중 문화 교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8회 행사에 이어 올해 10회 행사도 후원한 한 군수에게 아라이 주석과 홍정선 교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첫날 오전 개막식에 이어 두 나라 문인들은 청송군문화예술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작품 낭독과 토론을 이어갔다. 한·중작가회의는 두 나라 문인들이 상대국 문인의 작품을 읽고 토론을 벌이는 형식. 소설 분과에서는 아라이의 단편 ‘아구둔바’를 한국 작가 정찬이 낭독했고 정찬 소설 <작은 꽃 한 송이를 들고>는 아라이가 낭독한 다음 질문과 토론을 벌였다. 시 분과에서도 쯔촨의 시 ‘낙엽’ 외 2편을 김명인 시인이, 김명인 시 ‘둠벙 속 붕어’ 외 2편을 쯔촨이 교차 낭독하고 토론을 벌였다.
한편 2007년 출범하면서 우선 10회 행사까지 치르기로 했던 양국 문인들은 내년에 중국에서 11차 한·중작가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홍정선 교수는 “지린성 창춘 또는 장쑤성 난징에서 다음 행사를 열기로 했다”며 “한·중작가회의는 내년으로 마무리하지만, 양국간 문학 교류는 다른 형태로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송/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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