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30일 낮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르재단 앞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온상으로 드러난 미르재단과 케이(K)스포츠재단의 설립허가가 20일 취소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설립허가 직권 취소 처분을 두 재단 쪽에 통보했으며, 규정에 따라 청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특별검사팀의 수사 등을 통해 기업들이 강요 또는 뇌물공여 목적 등에 따라 재단에 출연한 사실이 드러났고,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최순실 등에 의해 이뤄져 사익 추구를 위해 두 재단이 설립, 운영되었다는 사실도 헌법재판소 결정 등으로 확인됐다”며 “불법적 설립·운영에 따른 공익 침해 상태를 바로잡고,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설립허가를 취소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체부는 14일부터 두 재단 관계자들의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진행해왔다.
2016년 9월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K스포츠재단 앞에 직원 등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설립 근거를 상실한 두 재단의 재산은 청산 뒤 법정관리인이 맡게된다. 이후 불법 모금 성격에 대한 법원의 세부 판단에 따라 국가에 귀속되거나 기업 등의 출연자에게 돌려주는 절차를 밟게 된다. 문체부는 기업 출연금이 뇌물로 판결나면 형법 등에 따라 잔여재산을 국고로 귀속시키고, 강요에 따른 경우는 출연기업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이 가능한 만큼 청산인과 협의해 출연금의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두 재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창구 삼아 전경련 산하 53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774억 원을 불법 모금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모금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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