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에세이집 올드보이 펴낸 한대수씨
“내 해골 속 생각 나도 궁금해서...”
“내 ‘해골’ 속에 든 생각들을 풀어냈지요. 내 머릿속에 든 어떤 생각들이 궁금한지, 어딜 가나 내게 던지는 물음들이 많아요. 그런 물음들에 대한 나의 답을 글에 담았습니다.” ‘영원한 자유인’을 꿈꾸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사진작가인 한대수(57)씨가 최근 요즘 음악과 세상을 향해 던지는 그의 발언을 모은 에세이 〈올드보이 한대수〉(생각의나무 펴냄)를 냈다. ‘해골’은 미국의 9·11 현장, 히피문화, 홈리스 등에 관한 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이 책 두번째 장의 제목(‘나의 해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그의 목걸이에 걸린 죽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환갑에 가까워지니까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예쁘게 죽기’ 위해 해골을 목에 걸고 다니며 두려움을 없애고 죽음과 친해지기로 했어요.” 이미 자서전·시집·사진집을 5권이나 낸 그이지만 이번 책은 다시 각별하다. “나의 철학을 담은 에세이로는 처음”이란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서툰 한국어로 쓰고 다듬어온 글들에다, 그가 포착한 유쾌하고 음울한 세상 모습들, 그리고 그의 사생활에 관한 옛 사진들을 함께 실었다. 아내의 나라인 러시아, 그리고 그가 30여년 동안 살았던 뉴욕, 그가 방랑자의 마음으로 여행한 북유럽, 몽골, 중국에 대한 여행에세이도 곁들여졌다. 이 책에서 음악인의 꿈과 원초적 자유에 대해 말하는 그는 대중음악의 현재를 암울하게 바라본다. 또 새로운 음악의 출현을 기다린다. “힙합이 주류가 된 게 15년쯤 되죠. 엠피3 문제 탓도 있지만 음악 자체의 창의력이 떨어져 대중음악은 지금 세계적 위기를 겪고 있어요. 다시 새로운 창의력과 음악이 생겨날 때가 됐어요.” 또 얄팍한 정치·사회의 요즘 세태에 대해선 비판과 냉소를 쏟아낸다.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대해선 “미국이 어디로 가는지 미국의 지식인들조차 두려워 한다”고 그의 오랜 미국 경험을 전했다. 부시 대통령보다도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기독교우파세력의 막강한 힘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했다. 두 해 전부터 서울에서 살며 요즘에도 음악·사진 활동을 계속하는 한씨는 “내년엔 고비 사막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누드 사진집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의 홈페이지 ‘행복의 나라’(www.hahndaesoo.co.kr)는 그의 면모와 활동상을 보다 상세하게 보여준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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