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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김훈 “남북 정상 ‘핫라인’ 대신 ‘두루미 전화’ 어떨까”

등록 2018-04-26 21:36수정 2018-04-27 00:25


휴전선 자유로이 넘나드는 새처럼
두 정상간 잦은 논의 이어지길
소설가 김훈씨. <한겨레> 자료사진
소설가 김훈씨.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직통전화가 놓인다 하니 반갑고 놀랍다. 오래오래 이어져야 마땅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 전화로 남북 간의 다급한 문제를 논의할 뿐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묻고 수다도 떨고 직무의 어려움을 서로 말하고, 때로는 언성을 높여서 말다툼을 했으면 좋겠다. 언론들이 이 전화를 ‘남북 간 핫라인’이라고 이름 붙이는데, 이것은 말도 안 된다. 이 전화의 이름은 남쪽이나 북쪽 사람들이 다들 사랑하고 존중하고, 마음에 새길 만한 고유명사라야 마땅하다.

지난겨울 추울 때 철원평야에 갔더니 북쪽에서 날아온 두루미들이 빈 논에 앉아서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이번 봄에 가봤더니, 두루미는 북으로 돌아가고 없었다. 두루미는 날개를 퍼덕이며 휴전선을 넘나들었다. 두루미는 멋지고, 힘세고, 평화로웠다. 나는 이 ‘핫라인’을 ‘두루미 전화’라고 이름짓고 싶다. 아니면 이번에 남북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나서 냉면을 드신다니 ‘냉면 전화’라고 해도 좋겠다. 냉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는 음식이고, 길고 또 길어서 끊어지지 않는다. 어쨌거나 ‘핫라인’은 나는 싫다. 남쪽 사람이나 북쪽 사람이나 다들 사랑할 수 있는 이름을 지어야 한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께 내 뜻을 잘 말씀드려주시기 바란다.

고양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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