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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팀셰프’ ‘더팬’…해외 제작사 손잡고 세계로 가는 ‘K예능’

등록 2018-08-24 05:00수정 2018-08-28 18:19

JTBC-타이 지상파 손잡은 ‘팀셰프’
양국 연예인 함께 진행…동시방영

SBS-프랑스 본사 둔 제작사와 세계 공략
음악 오디션 프로 ‘더팬’ 포맷 제작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등
중국 등 아시아서 인기몰이에
유럽·미국서 한국예능에 러브콜

스페인판 ‘판타스틱 듀오’ 이어
미국판 ‘꽃보다 할배’ 등 방영
국가대항 요리 대결 형식의 <팀셰프>는 한국과 타이가 기획·제작을 함께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정형돈, 김준현과 타이 연예인이 함께 진행하며 지난 6월30일부터 두 나라에서 동시 방영 중이다. 화면 갈무리
국가대항 요리 대결 형식의 <팀셰프>는 한국과 타이가 기획·제작을 함께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정형돈, 김준현과 타이 연예인이 함께 진행하며 지난 6월30일부터 두 나라에서 동시 방영 중이다. 화면 갈무리
타이 요리사와 한국 요리사가 요리 대결을 한다. 30분 안에 10인분을 만든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쭉~ 늘려놓은 느낌인데,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이 다르다. 진짜 독특한 점은 따로 있다. 한국과 타이가 함께 만들어 두 나라가 동시 방영 중이다. 6월30일 시작한 <팀셰프>는 타이 지상파 <그래미 지엠엠 원>(GRAMMY GMM ONE)과 <제이티비시>(JTBC)가 함께 기획한 합작 예능이다. 한국이 타이에 제안해 세부 기획안을 함께 짰다. 제작비도 일정 부분 나누고, 정형돈, 김준현과 타이 연예인이 함께 진행한다.

2003년 <에스비에스>가 프랑스에 본사를 둔 프로덕션 에이.엘.피(A.L.P)와 함께 <보야르 원정대>를 촬영한 적은 있지만, 당시는 공동제작이라기보다는 에이.엘.피가 제공한 촬영시설과 포맷을 우리가 구매해서 촬영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들이 바다 한가운데 있는 감옥을 개조해 만든 세트장에 한국 연예인과 제작진이 가서 촬영했다. 기획부터 방영까지 전 과정을 공조한다는 점에서 <팀셰프>는 예능프로그램 해외합작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함께 예능 포맷을 개발 중인 시도도 있다. <에스비에스>는 에이.엘.피를 인수합병한 세계적인 포맷 프로덕션 바니제이 인터내셔널과 함께 <더 팬>(가제)이라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포맷을 만들고 있다. 완성 직전이고, 세부적인 조율만 남았다. <더 팬>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영욱 <에스비에스> 피디는 “1년 전부터 기획회의를 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 등 세계 곳곳에 포맷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맷이 완성되면 수입하는 나라에서 제작해 방영하면 된다. 포맷 판매 수익은 <에스비에스>와 바니제이 인터내셔널이 나눠 갖는다. 한국에서는 하반기 방영이 목표다. <프로듀스 48>(엠넷)은 공동제작은 아니지만, 한국 기획에 일본 아이돌 회사가 참여했고, 일본 위성방송 <비에스스카파>에서 동시 방영 중이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왼쪽)는 포맷 수출을 통해 ‘미국 할배’가 출연하는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화면 갈무리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왼쪽)는 포맷 수출을 통해 ‘미국 할배’가 출연하는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화면 갈무리
최근의 합작은 한국 창작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더 팬>은 과거 우리가 포맷을 수입했던 프로덕션이 먼저 합작을 제안한 점이 상징적이다. 김영욱 피디는 “<판타스틱 듀오> 포맷이 (2016년) 스페인에 팔렸는데, 당시 <판타스틱 듀오>를 눈여겨 봤던 프로덕션에서 함께 포맷을 만들자는 제안을 해왔다”고 말했다. <프로듀스 48>을 만드는 <엠넷>의 한 관계자는 “이미 데뷔한 멤버들을 한국 연습생과 경쟁하는 프로그램에 내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방송과 음악 시장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포맷을 수출하며 꾸준히 해외 시장을 확장해온 결과물이다. <나는 가수다>(2011), <아빠 어디가>(2013), <런닝맨>(2014) 등 중국에서 시작된 한국 예능 포맷에 대한 관심이 아시아 전역을 넘어 유럽, 미국 등으로 스며들고 있다. <판타스틱 듀오>가 지난해 4월 스페인 지상파에서 방영됐고,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은 2015년 방송 이후 타이, 중국 등 해외 7개국에 포맷이 수출된 뒤 미국에서도 내년 1월 방영 예정이다. <꽃보다 할배>도 2016년 미국에서 방영했다. 김영욱 피디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이 그동안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에서 만든 포맷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이제는 한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팀셰프> 성희성 피디는 “다양한 소재를 새롭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해외 제작사에서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합작 프로그램이 늘어나면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 콘텐츠 시장을 넓히는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영희 피디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시장이 좁은 반면, 창작자들의 능력을 뛰어나다. 자본력 있는 중국과 합작하면 세계 시장으로 쭉쭉 뻗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진출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선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미국·유럽과 합작을 통해 한국 창작자들의 역량이 발휘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김영욱 피디는 “바이제이 인터내셔널은 포맷 제작 연구, 노하우 등이 체계적이고 배급망도 잘 되어 있다. 한국 창작자들의 아이디어와 그들의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이 아직은 요리·음악·여행 등 몇가지 아이템에 국한되어 있는데다 문화의 차이도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로 남는다. 미국과 유럽 시장은 보편적인 소재와 새로운 흐름이 맞물린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더 팬> 역시 음악이라는 소재에 유튜브라는 흐름을 가미했다. <판타스틱 듀오>가 유럽 시장에서 극찬받았던 것도 주부·택시기사·아르바이트생 등 평범한 이들이 꿈에 그리던 가수와 무대에 서는 감동과 스마트폰을 버무린 시도였다. 김영욱 피디는 “스페인은 외주 제작사가 프로그램을 만든 뒤 방송사에 납품하는 등 나라마다 제작 구조가 다르다. 방송 문화의 차이점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희성 피디는 “<팀셰프>는 현재 대만, 중국 등에서도 제의가 있다”며 “포맷만 만들어 놓으면 어느 나라와도 합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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