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락비의 지코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GV홍대에서 열린 미니앨범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블락비의 지코(본명 우지호·26)와가수 에일리(본명 이예진·29)가 북한 평양에서 18∼20일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지코는 16일 소속사 세븐시즌스를 통해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포함돼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큰 자리에 초대해주신 만큼 맡은 바 소임을다하고 오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에일리도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남북이 교류하는 뜻깊은 자리인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오겠다"고 전했다. 지코는 힙합, 에일리는 R&B를 대표하는 신세대 가수들로, 지금의 K팝 흐름을 보여주는 스타들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올해 남북 관계 물꼬를 트는 공연에 참여한 가수들은 북한에 널리 알려진 곡이 있는 중견 가수들이나 멜로디 위주의 발라드를 부른 가수들이 주축이 됐다. 지난 4월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는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 최진희, 강산에, YB, 백지영, 알리, 정인이 참여했으며, 걸그룹 레드벨벳이 유일한 아이돌 그룹이었다. 또 같은 달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만찬에는 조용필과 윤도현 등 평양 공연에 참여한 가수들이 참석했다. 이번 방북단에 함께하는 작곡가 김형석은 지코와 에일리의 참여에 대해 "북한에 지금의 K팝을 얘기해주고 싶다는 취지가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블락비 멤버이자 솔로 래퍼로도 활동 중인 지코는 아직 북한에는 낯선 힙합을 알려줄 수 있고, 에일리는 멜로디 위주의 발라드가 인기인 북한에서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세련된 R&B를 들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하는 것이 김형석의 설명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래퍼로 출발한 지코는 2011년 블락비로 정식 데뷔해 이름을 알렸고, 뛰어난 프로듀싱 역량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2015년 내놓은 첫 번째 미니앨범 '갤러리' 타이틀곡 '유레카'가 음원차트를 휩쓸었고, 지난 7월 발매한 싱글 '솔메이트'(SoulMate)로도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 지코는 다음 달까지 유럽 각지에서 '지코 킹 오브 더 정글 투어'(ZICO King Of the Zungle Tour)를 앞뒀다.
재미 교포 출신 에일리는 2012년 싱글 '헤븐'으로 데뷔해 시원한 고음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인정받는다. 히트곡으로는 '보여줄게', '유&아이'(U&I), '손대지 마'등이 있다. 또 tvN 드라마 '도깨비' OST 곡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불러 지난해 가온차트 결산 디지털 종합 1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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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형석 “외가가 실향민이어서 감회가 남달라”
"북한은 체제가 달라 낯선 곳이지만 중요한 점은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이잖아요. 말이 멜로디에 실리는 노래를 통해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곡가 김형석(52)은 18~2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수행원에 대중문화 예술인으로 참여하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정부 발표 직후인 16일 오후 전화 통화에서 "북한 방문은 처음으로, 외가가 실향민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음악이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어루만지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TV로 보며 통곡하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떠올렸다. "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1970년대인데, 세 분이 함께 통곡해서 깜짝 놀랐어요. 어른들이 한꺼번에 우는 모습을 보긴 쉽지 않아 그 기억이 강렬히 남았죠.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외가 친척을 만난 적도 없기에 기분이 남달라요." 김형석은 방북 당일 저녁 만찬에서 가수 지코, 에일리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그는 "북한은 공연보다 만찬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다"며 "삼지연관현악단이 공연한 뒤 답례로 우리 음악인들이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석의 설명에 따르면 지코와 에일리는 각기 자기 노래를 2곡씩 부르고, 김형석은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피아노로 연주할 예정이다. 또 우리 가수들이 북한 가수와 함께 '심장에 남는 사람' 등 북한 가요 한두 곡을 부를 계획도 있다.
그는 "남북이 모두 알고 있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아리랑' 등을 피아노로 리하모나이제이션(Reharmonization)해서 새로운 코드로 들려줄 것"이라며 "우리가 아는 코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느낌의 화성으로 연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코와 에일리의 합류에 대해서는 "북한에 지금의 K팝을 얘기해주고 싶다는 취지가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코는 아직 북한에 통용화한 장르가 아닌 힙합을 알려줄 수 있죠. 또 에일리는 북한이 아직 멜로디 위주의 발라드가 강하니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R&B를 세련되게 부르는 가수여서 함께 하게 된 것 아닐까요." 그는 "문화가 가진 힘은 감성적으로 교류한다는 측면에서 개인의 힘이 가장 극대화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음이 통하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으로 만찬에서도 그런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문화계에서 대표적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꼽히는 김형석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 사열 이후 군악대 퇴장 곡으로 쓰인 문 대통령 헌정곡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를 작곡했으며,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 직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울린 '원 드림 코리아'(One Dream One Korea)도 만들었다. 연합뉴스

가수 에일리.

작곡가 김형석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a%!^a잠들지 않는 남도%!^a%!^a 반주 리허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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