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란면옥(한국방송2 수 밤 10시) “니들이 냉면 맛을 알어?”라며 신구가 외친다. 신구는 안다. 냉면이 소재인 추석특집 2부작 드라마 <옥란면옥>에 출연하느라 냉면 공부 좀 했기 때문이다. 아니, 평소에도 그는 냉면 마니아다. 냉면 맛집은 죄다 찾아 다닌다. ‘냉면’ 좋아하는 신구가 ‘냉면’ 드라마에서 ‘냉면’집 주인으로 나오는 셈이다. <옥란면옥>은 70년 동안 평양 냉면 외길 인생을 걸어온 냉면집 주인과 냉면에서 벗어나 서울로 뜨고 싶은 마흔살 노총각 아들(김강우)의 이야기다. 지키려는 아빠와 벗어나려는 아들 사이 부자 전쟁이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옥란면옥>은 냉면도 냉면이지만, 몇년 전부터 잘 만들지 않는 추석 특집 드라마로 눈길을 끈다. 명절이 정규 편성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를 ‘간 보는’ 시장이 되면서 어느 순간 단발성 특집 드라마는 쏙 들어갔다. 명절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보던 드라마의 가치를 빛내줄 수 있을까. 조용 작가, 김정현 감독. 2회를 연이어 내보낸다.
조카들과 보자, 애니메이션 두편
애니메이션 특집(교육방송 화 오후 5시30분) 명절은 이모, 고모, 삼촌들의 아이돌, 조카를 마주하는 날이다. 용돈도 듬뿍 주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도 주자. 영화관이 아니어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브라운관에 준비됐다. 퉁실퉁실 외모가 귀여운 ‘팬더 포’가 조카의 시선을 붙든다. 용의 전사로 거듭난 포가 쿵푸를 지키려고 무적의 5인방과 길을 떠난다. 트롤 왕국의 긍정 공주 피피는 <트롤>(26일 수 오후 12시10분)에서 만나자. ‘헬로우’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에 조카와 덩실덩실 춤을 출지도 모른다.
독립한 자녀들이 다시 부모와 산다
엄마 나 왔어(티브이엔 수 밤 9시30분) 독립한 지 오래된 자녀들이 다시 집으로 들어가 부모와 함께 살아보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혼자 살고, 그 모습을 부모가 지켜보는 등 독립을 강조하는 형식은 많았는데, 다시 부모와의 동거에 집중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생활 방식에 갈등하는 등 어느 가족이나 비슷한 부모와 자식 간의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옛날에는 몰랐던, 함께 있을 때의 소중함에 애틋함도 크다. 또 관찰 예능인가 싶지만, 명절이나 되어야 다 같이 모이는 가족들과 함께 보면 느낌이 다르겠다.
이영애가 크리에이터로 변신했다 가로채널(에스비에스 화 밤 11시) 연예인들이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자신만의 채널을 열어 구독자 수 경쟁을 한다. 연예인들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가 화제가 되는 흐름을 반영했다. 배우 이영애가 쌍둥이 남매와 함께하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콘텐츠로 만든다. 이영애가 배우가 아닌 엄마로서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엿볼 수 있다. 예능프로그램에 잘 나오지 않는 이영애는 아이들과 좋은 경험을 하고 추억을 쌓고 싶어 출연했다고 한다. 방송인 강호동과 코미디언 양세형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든다.
유진 초이를 몰아서 보자 미스터 션샤인 몰아보기(티브이엔 월~수 오후 1시30분) 명절의 묘미는 뭐? 맞다. 인기 드라마 다시보기다. 드라마를 정리하기 딱 좋은 연휴, 올해는 <미스터 션샤인>과 <응답하라 1994>가 기다린다. <미스터 션샤인>을 13회부터 22회까지 매일 3~4편씩 내보낸다. 최근 의병 활동이 본격화하며 시청자들한테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있는데, 종영을 앞두고 그 감동과 슬픔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시청자들을 추억의 기차에 태워 복고열풍을 일으켰던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도 21~26일 전편을 매일 조금씩 내보낸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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