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여자 배우들이 ‘스릴러 신’으로 거듭난다. 송윤아(<시크릿 마더>), 김윤진(<미스 마>), 김희선(<나인 룸>)에 이어 김선아가 미스터리 스릴러로 돌아온다.
김선아는 21일 시작하는 새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문화방송 밤 10시)에서 시를 단서로 의문의 아이와 사건을 쫓는 아동심리 상담사 차우경으로 나온다. 어떤 사고를 당한 뒤, 특정 아이를 자꾸 보게 되고 그 아이를 쫓다보면 연쇄살인의 현장에 도달하게 되는 내용이다. 김선아는 20일 상암동 <문화방송>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추리 소설 같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끌렸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는 수개월간 감정의 흐름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막강한 에너지를 쏟아내야 해서 배우들에게는 도전이다. 대본 연습 때 실제로 눈물을 쏟는 등 이야기에 빠졌던 김선아는 “뉴스를 보면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범인이 왜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 알려주지 않나. 극중 스토리도 흐르면서 어떤 일이 왜 벌어지게 됐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장르인데도, 여자 배우들의 도전이 느는 이유는 색다른 변신으로 다양한 연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남자 주인공이 나타나 해결해주는 이른바 ‘민폐 여주’가 아니라 스스로 사건을 헤쳐나가고 이야기를 이끈다는 점에서 요즘 시청자가 좋아하는 ‘걸 크러쉬’의 모습도 선보일 수 있다. 김선아는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내가) 재미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잘됐다. 이번 작품도 어둡기는 하지만 재미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상파에서 잇달아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이면서, <오시엔> 등 장르물 특화 채널이 된 케이블을 뛰어 넘을지도 관심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는 표현에 제약이 많은 지상파에서는 한계가 있기도 했다. 최정규 피디는 “스릴러 장르를 케이블에 빼앗겼다는 말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 드라마는 배우들의 표현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이경이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강력계 형사 강지헌으로 나오고, <케세라세라>를 쓴 도현정 작가가 집필한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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